2011-07-22 17:31

유럽항로 운임회복 성공할까

내달 1일 최대 300달러 GRI 예고
선사들이 수급불균형에 따른 시황 약세로 미뤄왔던 유럽항로 운임회복에 재시동을 걸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원양항로 선사들은 다음달 1일부터 아시아-유럽항로에서 최대 3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에 나설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아시아-북유럽항로 250달러 아시아-지중해항로 300달러를 인상하는 내용의 GRI 계획을 발표했다. 상대적으로 시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동지중해를 타깃으로 운임회복에 주력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와 비교해 현대상선은 북유럽과 지중해 공히 TEU당 200달러를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 선사들은 250달러를 도입하는 곳이 많다. 스위스 MSC는 이 이 항로에서 TEU당 250달러를 인상할 방침이다. 프랑스 CMA CGM은 200달러의 GRI와 함께 별도로 50달러의 성수기할증료(PSS)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인상 총액은 250달러가 되는 셈이다.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다른 선사와는 다르게 GRI가 아닌 PSS 방식으로 운임회복을 꾀한다. 도입 폭은 TEU 기준 250달러다. 독일 하파그로이드는 225달러의 GRI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현재 부산-유럽간 운임 수준은 TEU당 800~900달러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15일 기준 상하이-유럽간 운임은 809달러다. 이번 운임 회복이 성공할 경우 유럽항로 운임은 다시 1000달러 수준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성공여부를 놓고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일단 7월 말 현재 시황은 괜찮은 편이다. 선사들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밀어내기 물동량이 강세를 띠면서 현재 유럽항로 시황이 7월 중순 이후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동지중해 소석률은 만적상황을 보이는 등 운임회복을 위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동지중해 중 터키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8월 라마단 기간에 따른 물량 밀어내기가 한창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에도 해상 물동량의 증가폭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선사들은 올해부터 호조를 보였던 자동차 관련 물량만 꾸준한 모습을 보일 뿐 가전이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등의 전자제품은 약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밀어내기 물량에 따른 시황개선이란 점은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정작 GRI 도입 시기인 8월 초에 가선 시황이 선사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운임이 바닥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선사들이 운임회복엔 모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공급량이 수요를 웃돌고 있어 운임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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