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02 16:35
동남아항로/ 방콕 PAT터미널 적체 극심, 선사도 화주도 ‘울상’
5월말 물동량 회복세에도 운임은 약보합세
5월을 맞이하며 성수기에 본격 진입이 예상되던 동남아 항로의 예상을 밑도는 물동량 증가세에 취항선사들은 타개책을 고심하고 있다. 휴일이 많았던 5월 초 저조한 물동량을 나타냈던 동남아 수출항로는 중순에 접어들며 회복세를 띠었다. 그러나 여전히 운임은 큰 변화없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동남아항로 물동량의 바로미터였던 레진은 최근 급증한 내수 수요로 인해 수출량이 감소했다. 최근에는 ‘중동 레진특수’의 영향으로 중동향 물동량 증가세와 동남아 물동량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원부자재와 철강재는 평년 수준의 물동량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달 수출항로의 소석률은 80~90%를 기록했다.
수입항로는 여느 때보다 선전했다. 인도네시아의 가구와 타일, 말레이시아의 가구와 목재가 물동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수입항로의 물동량은 수출항로에 견줘 미미할 뿐 아니라 운임도 형편없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5월 취항선사들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지켜본 지역은 태국이었다. 방콕항의 PAT터미널은 잦은 크레인 고장과 이에 따른 교체작업으로 인해 적체가 극심했다. PAT터미널은 선입선출을 기본으로 선석을 배치하기 때문에 이전부터 적체가 야기된 지역이었으나 5월 내내 말썽을 일으킨 크레인 문제로 적체가 심화되는 양상을 지속했다. 이 같은 터미널 적체현상에 선사들은 항만혼잡할증료(PCS) 부과를 검토 중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48시간에서 70시간까지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하다보니 화주들도 유니타이 터미널을 이용하라고 요구하는 등 적체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선사 입장에서도 일정 지연으로 인해 1일 4만달러 가량의 비용을 해상에서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는 유니타이 터미널로 회항하기도 하지만 PAT 터미널의 경우 1달에 최소 1번 이상 기항하지 않을 경우 선석을 몰수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기항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최근 M사는 방콕항을 기항하지 않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의 호치민항과 하이펑항은 설비물량, 원부자재, 중고차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운임과 물동량 모두 양호한 상황을 유지했다. 베트남의 신항인 까이멥항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져 현재까지 자동차 물동량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일부선사의 태국서비스 철수로 선복과잉으로 몸살을 앓던 국적선사들은 6월부터 약 1000TEU 가량의 안정적인 물동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 맞춰 올 하반기 동남아 취항이 기대되는 C선사도 최근 임대해 쓰고 있는 선복을 늘려 물동량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에 선사들은 긴급유류할증료(EBS)를 30달러에서 51달러, 그리고 지난 1일부터 6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화주들이 수용할지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류할증료(FAF)가 10% 정도만 관철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 관게자들은 아시아역내대화협의체(IADA)가 6월 초에 기본운임인상(GRI)에 대한 추가적인 발표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태영 기자 tyhwa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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