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02 07:31
중국, 일본 철강 수요 둔화…해운업계에 영향주나
철광석·석탄 등 건화물을 운송하는 국내 벌크선사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의 긴축정책과 일본의 관련 산업 위축으로 철강 수요가 둔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와 운임하락, 선복량 공급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벌크 선사들이 또하나의 악재를 맞이한 셈이다.
긴축정책으로 인해 올해 중국의 철강수요가 전년대비 5%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철강 수요국인 중국은 그동안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다.
이같은 수요 감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강력한 긴축정책의 영향이 크다.
박세원 KARI 주임연구원은 “중국의 부동산·건설 부문은 전체 철강 수요 중 41%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부동산 억제정책 강화로 향후 부동산·건설 부문의 철강 수요가 감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세계 2위 철강 소비국인 일본의 자동차·조선 산업의 위축도 세계 철강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대지진 여파로 일본 철강업체들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원료조달 차질이 발생했고, 기타 부품 소재산업의 생산 차질로 일본의 자동차, 조선 산업이 위축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KARI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본의 무역수지는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수출이 전년대비 67.0%감소, 31년 만에 최대 적자 규모인 4637억엔을 기록했다.
박 주임연구원은 “지진 피해지역 내 일본 철강업체들의 조강 생산이 대부분 정상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부족 및 공급망 훼손으로 자동차 및 조선 부문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일본의 철강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벌크 선사들의 한숨도 깊어 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철광 수요가 줄어들 경우 일감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벌크선사들은 시황 악화에 따른 운임 하락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벌크운임지수인 BDI는 지난해 최고점 4661포인트 대비 70% 가량 하락한 상태다.
또 향후 3년 간 총 100척 이상의 벌크선이 공급될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는 연료비도 고유가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 벌크선사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빅4’ 선사 중 하나인 대한해운마저 지난 1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의 철강 수요 감소는 벌크선사들에게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며 “중소 선사들의 자금난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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