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9 17:08

'운임 반토막' vs '연료비 껑충'…위기의 해운업계

英 해운컨설턴트, "지난해 4분기 정기선사 채산성 크게 악화"
지난해 4분기 주요 정기선 항로 운임이 반토막 난 반면, 연료비 지출은 두 자릿수로 늘어나 선사들의 채산성을 위협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정기선시장 컨설팅사인 박스트레이드인텔리전스(BTI)가 지난 4분기 정기선 시장 수익성이 3분기에 비해 급격히 감소한 배경을 밝혔다고 컨테이너리제이션 인터내셔널(CI)은 전했다.

BTI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운임 수익은 아시아-유럽 항로의 경우, TEU당 324달러에서 146달러, 태평양 항로의 경우 TEU당 489달러에서 243달러로 급락했다.

운임 수익을 절반 수준으로 하락케 한 주범은 바로 선복과잉이다. 지난해 4분기 아시아발 유럽행(수출) 항로 물동량은 350만8천TEU로, 3분기 381만7천452TEU에 비해 약 8% 감소했다.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은 3분기 83%에서 4분기 76%로 7%포인트나 하락했다.

같은 항로 매출액은 58억1500만달러로 전 분기 68억9084만달러에서 15.6% 감소했으며 TEU당 평균 매출액은 1805달러에서 1658달러로 8.8% 급락세를 보였다.

유럽발 아시아행(수입) 항로를 포함한 아시아-유럽항로 전체 물동량은 523만8천TEU로, 전분기에 비해 2.9% 감소했으며, 소석률은 57%로 2%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매출액 및 TEU당 평균매출액은 각각 73억200만달러와 1394달러로, 전분기에 견줘 11.8%와 9.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연료유 가격은 급등, 선사들을 애태우고 있다. BTI의 분석에 따르면 동기간 TEU당 연료비 지출은 아시아-유럽 항로의 경우 247달러에서 293달러로 10.4% 늘었으며 태평양항로 역시 TEU당 240달러에서 265달러로 18.6%나 증가했다.

연료유 가격 급등은 선사들이 BAF(유류할증료)를 통해 연료비 인상폭 일부를 보전함에도 불구하고 정기선 시장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BTI 보고서는 올해 아시아-유럽 항로 물동량이 전년대비 8~9%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성수기인 3분기엔 전년 동기보다 3%정도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성수기와 비수기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우 유동적인 선복량 조절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BTI 보고서는 이어 감속운항(슬로스티밍)이 모든 취항선박으로 확대 적용됐다고 전하는 한편 올해 대형 선박 40척 이상이 인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 개의 아시아-유럽 항로 서비스가 새롭게 개선되는 규모로, 보고서는 이 기간 선복운영이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아시아-북미 항로는 수출노선 물동량이 2010년보다 1% 상승에 그칠만큼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를 쓴 더글라스 배니스터는 “미국의 주택가격은 여전히 낮아 소비 증가를 어렵게 하고있으며, 상승일로인 유가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보고서와 달리 선사들은 올해 북미항로 시항을 밝게 보고 있다.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의 회장인 한진해운의 김영민 사장은 “2010년에 15% 이상의 수요 증가가 있은 이후, 금년에는 7~8% 정도의 보다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이러한 지속적인 물동량 증가는 매우 긍정적인 회복의 징조라고 생각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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