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8 17:35
KSG칼럼/ 무늬만 海技士 평생을 짝퉁으로 살며 얻은 벼슬 “해운계 甘草”
서대남 편집위원
G-5 海運韓國을 돌이켜 보는 추억과 回想의 旅路 - (34)
한일 각각 10곳씩 양국 모두 20개의 도시에서 ‘새 천년, 새 만남, 새 출발’을 기본 이념으로 5월31일부터 6월30일까지 31일간 64경기를 치르는 제17회 FIFA 월드컵의 대장정은 경기가 거듭될수록 관심을 더해 갔다. 온 지구촌이 거대한 열광의 도가니로 달아 올랐다. 규정에 따라 전 대회 우승국 프랑스와 공동 주최국 한국과 일본 등 자동 진출국 3개국 외에 199개국이 참가해서 본선 진출을 위한 지역 예선을 거친 후 올라온 29개국 등 32개국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참가국은 A조의 덴마크, 세네갈, 우루과이, 프랑스, B조의 스페인, 파라과이, 남아공화국, 슬로베니아, C조의 브라질, 터키, 중국, 코스타리카, D조의 대한민국, 미국, 포르투칼, 폴란드, E조의 독일, 아일랜드, 카메룬, 사우디 아라비아, F조의 스웨덴,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G조의 멕시코,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에콰도르, H조의 일본, 벨기에, 러시아, 튀니지 등 8개조 32개국이 예선리그를 치러 조별 상위 2개팀씩이 올라가 16강전에 진출하고 이어 결승 토너먼트 방식으로 8강전과 준결승전 및 3,4위전을 치른 후 최종 결승전을 갖는 방식이었다.
공동 개최국 D조의 한국, 16强 8强넘어 4强神話 위업 달성
한국은 네델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에 핌 베어백과 박항서, 정해성 코치를 사령탑으로 골키퍼 이운재, 김병지를 비롯하여 최진철, 송종국, 홍명보, 김남일, 이영표, 이천수, 황선홍, 안정환, 차두리, 유상철, 박지성, 설기현, 최성용, 현영민, 김태영, 최태욱, 최용수, 이을용, 이민성, 윤정환, 최은성 등 엔트리 23명의 태극전사가 대표팀으로 출전했다.
물감을 아끼면 멋진 그림을 못 그리듯이 꿈을 아끼면 큰 성공을 이루지 못하는 법이라 했다. “꿈은 이루어진다!” 와 “붉은 악마”, 그리고 “대~한민국 짜잔짜 짠짜!”로 대표되는 2002 월드컵은 경기장의 열띤 파도 응원전과 단체 거리응원으로 대회 기간 한달여 동안 계속됐고 지구촌은 거대한 축제의 용광로처럼 들끓으며 월드 사커 페스티벌 무드로 술렁댔다. 히딩크 대통령(?)버전과 히딩크 신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필자도 모처럼 바다와 선박, 해운과 영업은 잠시 접고 상암동 주 경기장을 베이스캠프 삼아 미디어 분야 자원봉사 업무와 힘든 씨름을 하게 됐다. 일산 주엽역을 출발, 연신내서 6호선으로 갈아타고 월드컵 경기장역서 내려 곧장 경기장으로 출근하며 일자리가 하나 더 는 것이었다. 주변의 평화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과 한강 고수부지의 난지천공원이 경기장과 함께 조성되어 경관이 뛰어난 거대한 스포츠 타운을 형성했다.
국가위상 드높인 地球村 큰 축제, 브라질 優勝 독일 준우승
40년대 태어나서 60년대 학번으로 4060세대(필자의 자작 신조어)라 할 수 있는 필자는 ‘차려!’ 문화에 오래 젖어 ‘열중쉬어!’나 ‘편히쉬어!’에 익숙하지 못한 폐단이 있어서일까, 휘하의 훈련되지 않은 병사같은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성차잖아 이들을 리드해 나가기엔 애로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재학생이거나 직장인이거나를 막론하고 미디어팀 거의가 해외근무나 국제생활을 한 부모들의 근무지 국가에서 태어나 거나 언어 습득시 현지 교육을 받은 경력의 소유자들이었다. 당해 국가 언어 구사에 뛰어나 거의가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이란 장점을 가진 반면에 단체생활 에티켓이나 솔선수범이 봉사자의 기본정신이란 원칙과 맨땅에 헤딩한다는 헝그리정신은 턱없이 부족했다. 장난삼아 혹은 점수따러 자원봉사?
미국, 포르투갈, 폴란드와 함께 D조에 속한 한국팀은 6월4일 부산 경기장에서 가진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황선홍과 유상철이 각각 한골씩을 기록, 2대0으로 승리하는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이어 6월10일엔 대구 경기장에서 안정환이 한 골을 넣어 강호 미국과 1대1로 비겼다. 여세를 몰아 세번째 6월14일의 대전 경기에선 박지성의 천금같은 귀중한 골로 포르투칼을 1대0으로 꺾고 2승1무로 4득점을 기록, 대망의 16강에 진출하게 됐다.
이어 6월18일 대전에서 설기현과 안정환이 한골씩을 넣어 2대1로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르자 한반도가 떠나갈 듯 온 나라는 월드컵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학생들은 학교수업을 멈추고 직장인은 일손을 놓은 채 붉은 악마를 중심으로 천지를 진동하는 응원의 열기로 가득했다.
이어 6월22일 광주에서 열린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는 전후반을 걸쳐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 들어가 럭키하게도 황선홍,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 홍명보 등 모두가 골을 성공시켜 5대3으로 이기고 준결승전에 진출하게 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어프커트를 비롯한 태극전사들의 골 세레모니가 화제를 모았고 심지어 일각에선 우승까지를 바라보는 과욕(?)을 보이기도 하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온나라의 애국심과 이념이 모처럼 하나로 뭉쳤다.
개최국의 프리미엄이 다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여담은 차치하고 4강에 오른 한국은 드디어 독일, 터키, 브라질과 겨루는 준결승전에서 전차군단 독일과 6월29일 대전경기장서 맞붙었다. 아깝게도 1대0으로 패했고 브라질에 1대0으로 진 터키와 3,4위전을 벌여 이을용과 송종국이 각각 한골씩을 뽑으며 선전을 했으나 3대2로 패하고 4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6월30일 오후 8시 일본의 요코하마 경기장서 개최된 결승전에서 격돌한 유럽의 최강호 독일과 남미의 최강자 브라질의 최종 경기는 전 지구촌의 관심을 모으는 시선 속에 브라질이 2대0으로 승리하여 FIFA 월드컵 5번째 우승이란 위업을 달성한 가운데 휘날레를 장식하고 2006년 독일 재회를 약속하며 31일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었다.
勞苦치하 정부표창과 위로행사 흐뭇, 자원봉사 生活化 계기
대회 개최 후에 얻게 되는 대내외적인 국가위상 업그레이드나 경제적 효과를 저마다 계산하여 앞다투어 발표하던 천문학적 수치는 지금은 잊혀졌으나 여하튼 엄청나게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평생 해운계 심부름 노릇을 하면서도 청장급 표창 하나, 아니 후보 상신 근처에도 가보지 못 했었는데 대통령 감사장과 문광장관 표창에 이어 동령부인 위로행사까지 베푼 융숭한 뒷 풀이는 그간의 노고를 씻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자원봉사자를 위해 개최한 KBS 일요 프로 ‘열린음악회’에서 월드컵 4강신화 달성의 숨은 주역으로 칭송 받으며 노래하고 춤추며 승리를 자축하던 감흥은 그 뒤로도 자주 국가대표급의 A매치 경기가 있을 때마다 되살아나곤 한다. 무엇인가 작은 봉사라도 하며 사는 보람을 생활화 하는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해서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는다.
그러나 월드컵이 끝나고 업무 일상으로 돌아오니 역시 축구는 축구요 해운은 해운이었다. 2002년도 세계경제는 선진국들의 경기회복 지연과 중동지역의 전쟁위기 고조, 중남미 지역의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성장과 정보기술 산업의 발달에 힘입어 3% 정도의 신장을 기록했다는 게 당시 박찬재 전무의 설명이었다.
해운경기도 상반기는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3/4분기 이후 선박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상승세로 돌아서 유조선 운임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전술한 제주선박등록특구제도의 시행은 한국상선대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 올렸으며 선박투자회사법의 제정과 수출입은행의 정책자금 지원조치는 선박 확보에 큰 몫으로 기여하게 됐다.
韓進, COSCO K-Line SENATOR와 船腹교환 SVC로 성과
우림해운(대표 최종태), 썬 에이스해운(대표 김성기), 대신해운(대표 함용관), LG칼텍스(대표 허동수) 등 8개사가 신규 가입, 선협 회원사는 41개사로 늘었다. 선복량 371척 1,161만톤으로 1억3천4백만톤의 화물을 실어날라 97억6천6백만달러의 운임수입을 올리면서 국적선 적취율 23%를 기록하고 세후 단기 손익도 1700억원의 흑자를 실현했다.
한편 한진해운을 비롯해서 중국의 COSCO,대만의 Yang Ming 라인, 일본의 K라인, 독일의 SENATOR라인 등 5개사가 제휴, 14개항로에서 상호 선복교환 서비스를 개설하는 초대형 전략적 네트웍을 형성하고 공동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미주항로 13개, 구주항로 11개로 확대 운영하고 중국관련 항로 6개를 포함해서 거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를 삼게 되었다. 이 해의 특기사항으론 해양수산부가 ‘바다환경 서비스헌장’을 제정했고 7월에는 제9대 김호식장관이 취임했다.
현대상선은 부산의 감만·자성대 부두와 광양터미널을 홍콩의 허치슨 그룹에 매각을 했고 인천국제선원복지회관의 준공, 흥아해운의 진인해운유한공사 설립, 태국과의 해운협정 체결과 발효, 외항선의 연안 수송 부분적 허용과 타이베이서 개최된 11차 아시아선주포럼을 들 수 있겠다.
또 1월부터 유로화가 유럽 12개국에서 단일통화로 공식통용을 개시하여 EU라는 새로운 경제블록이 가속화 됐고 9월29일에는 부산에서 제14회 아시안게임이 개최됐으며 국제해사기구(IMO)의 ISM코드가 전면 시행에 들어갔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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