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6 14:16
한국, “수출에 너무 기댄다”...무역의존도 G20중 1위
수출의존도 일본보다 3배 육박
지난해 우리 경제의 수출과 수입의존도가 20개국(G20)국가 가운데 모두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의존도는 내수와 서비스업이 발달한 미국의 6배에 달하고 수출시장의 경쟁국인 일본보다 3배에 육박했다.
13일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구들이 최근 공동으로 작성한 ‘G20 주요 경제지표(PIG)’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3.4%로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고 G20 가운데 최고치였다. 우리나라에 이어 독일이 33.6%로 2위였으며 멕시코(26.2%), 중국(24.5%), 러시아(24.4%) 순이었다. 반면 지난해 GDP 대비 수출 비중이 가장 낮은 국가는 미국으로 7.5%에 불과했으며 브라질(9.7%), 일본(11.4%)도 적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2005년 33.7%를 기록한 이래 2006년(34.2%), 2007년(35.4%), 2008년(45.3%) 매년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1·4분기는 작년보다 0.2%포인트 다시 오른 43.6%다. GDP대비 수입비중에서도 38.8%로 1위였으며 이는 멕시코(28.1%), 독일(28.0%),남아프리카공화국(25.4%), 캐나다(24.6%), 사우디아라비아(24.3%)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에 반해 브라질(8.5%), 일본(10.8%), 미국(11.4%)은 수입 의존도가 낮았다. GDP대비 수입비중 역시 2005년(30.0%), 2006년(32.5%), 2007년(34.0%), 2008년(46.7%) 등 매년 상승추세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했으나 감소폭이 선진주요국보다 축소됐다. 또 신흥국 수출다변화와 환율상승(수출가격경쟁력 확보)에 힘입어 지난해 기준 수출은 13.9%감소한 3635억달러, 수입은 25.8%감소한 3230억달러로 무역수지는 역대 사상 최대인 404억달러 흑자를 냈다. 세계 수출순위도 2008년 12위에서 3계단 오른 9위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강력한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내수와 서비스업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하면서 갑작스런 대외 충격이 닥치면 국내 경제가 급격히 무너질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민간내수(소비와 투자)와 수출은 지난해 3분기 이후 견실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후 위기전 정점(2007년 4분기=100기)과 비교해 2분기 민간내수는 102.9, 수출은 110.3으로 수출이 민간내수를 3배 상회했다.
또한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수출의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533으로 2007년의 0.600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는 1000원을 수출해서 533원만 임금과 영업이익 등 국내 부가가치로 창출되고 나머지 467원은 원자재등 수입을 위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2005년(0.617), 2006년(0.609), 2007년(0.600)으로 지속 하락추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출입 비중이 증가해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으나 수출을 통한 부가가치는 오히려 급감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무역협회는 지난해 총수출이 감소하면서 명목 부가가치유발액은 2008년보다 12.8% 감소한 1,907억달러, 생산유발액은 13.5% 줄어든 7,292억달러로 파악했다. 또 취업유발인원은 345만명으로 전년대비 10.6%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자원이 없고 국토가 좁은데다 자본마저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수출과 수입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일궈왔으나 경제 위기 등을 겪으면서 이제 이런 방식도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서비스업 활성화를 통해 내수 시장을 키우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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