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5 09:49
불확실한 시황 전개, 정부의 선제적 지원 절실
순풍만 탈 것 같던 해운시황이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던 해운시황이 최근들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정기, 부정기 할것없이 운임지수가 금융위기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자 그동안 선복 증강에 극히 소극적이었던 선사들이 운항선박량을 늘리고 신조선 발주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는 바로 수급 균형을 깨뜨리고 선복과잉현상을 초래할 수 있어 해운전문가들은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벌크선 운임지수인 BDI가 결국 2000포인트대를 지키지 못하고 붕괴되고 말았다. 올들어 한때 4천포인트대까지 뛰었던 BDI가 급락하며 지난해 초 수준까지 하락한 것이다. 컨테이너 정기선 시황도 현재는 성수기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세계 유수선사들이 선복량을 늘리고 있어 하반기 시황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같은 해운 업황의 변화는 조선·금융 등 전·후방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미증유의 해운불황을 겪으면서 선사들로선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기까지는 4~5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금년들어 상황은 예상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됐다. 특히 벌크선 부문의 운임지수가 급속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해운선사들은 새로운 희망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BDI의 2천선 붕괴는 자칫 선사들의 대불황 극복 자신감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최근의 해운시황 급락 직접적 원인은 중국행 원자재 물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분기별 협상으로 인해 철광석 가격은 오르고 있는 반면 판매가는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어 중국 수입량이 급격히 줄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수기인 여름이라는 계절적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벌크선운임지수 하락세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본격적인 물동량 성수기를 맞으면서 시황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컨테이너 정기선시장도 하반기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정기선 시황회복의 기폭제가 돼 주어야 했던 북미항로 및 유럽항로의 운임 회복세가 뚜렷해지자 세계 유수 컨테이너 선사들은 불황으로 인해 계선해 두었던 선박들을 항로에 투입하기 시작해 선복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작년 말 572척이었던 계선 선박이 올 6월에는 234척으로 급감했다.
해운전문가들은 업황 호황기시 발주했던 선박들이 작년부터 연차적으로 인도되는 것과 연계, 낮은 신조선가로 인해 컨테이너선사들이 선박 발주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어 선박시장 공급과잉 현상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컨테이너 정기선시장의 선복과잉현상으로 상당수 정기선사 관계자들이 올해 하반기뿐 아니라 내년 컨테이너시황에도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해운시황에 변수가 돌출하자 조선·금융 등 관련 산업도 비상이 걸렸다. 조선업, 금융권은 해운 업황에 상당히 민감하다. 실제 해운업이 불황의 깊은 수렁에 빠져든 지난해 조선업은 최악의 수주 가뭄에 허덕여야 했다. 금용권도 지난해 수많은 선사들의 퇴출로 대규모 부실 채권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대형 조선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중소 조선사들은 해운시황이 다시 침체기에 접어든다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한 시황에 업계에서는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글로벌 선사들이 자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도 해운업 등 관련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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