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사 페스코가 130돌을 맞아 창립행사를 한국에서 갖고 한중러 서비스 개설의사를 밝혔다. 페스코는 22일 저녁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페스코 본사 세르게이 코스티안 페스코 부사장, 바딤 베톨스키 홍콩 지사장, 현대상선 김성만 사장, 동해해운 정의도 대표이사를 비롯해 국내 해운물류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1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페스코는 중국 상하이와 홍콩에서 창립행사를 가진 데 이어 이번에 한국을 찾았다. 이날 세르게이 코스티안 부사장(사진)과 베톨스키 홍콩지사장은 참석자들에게 페스코의 지난 역사를 설명하고 현재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물류네트워크를 소개했다.
페스코는 지난 1880년 도브로플로드(Dobroflot)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1920년대 들어 이 회사는 12척의 벌크선대와 한국과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 25개 대리점을 보유한 중견 선사로 성장했다. 블라디보스토크항과 흑해 및 발트해 연안의 옛 소련 항만들을 잇는 서비스에 나서기도 했다. 1935년 소련 정부의 국영해운회사 법제화와 함께 태평양항로 사업부문이 현재의 사명으로 이름 붙었다. 세계 제2차세계대전 중엔 전 선대가 소련군 함대에 편입되기도 했으나 전쟁이 끝난 뒤 다시 해상서비스에 나서 1958년 나홋카-일본 서비스를 개설했으며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북한 간 노선도 개설했다.
1970년대에 들어와 선대가 74척 49만t까지 확대된 페스코는 풍부한 선대를 바탕으로 사업 확대에 나섰다. 특히 1971년 회사 내에 국제정기선사업부를 설치하고 미국과 일본 사이를 오가는 정기 벌크노선을 시작했다. 이듬해엔 일본과 미국 홍콩을 연결하는 컨테이너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해 본격적인 정기선사로 발돋움하기에 이르렀다.
1990년대 들어 페스코는 소련 붕괴와 함께 민영화와 한국시장 진출이라는 경영상의 큰 변화를 맞게 된다. 페스코는 1991년 6월 현대상선과 합작투자해 동해해운을 설립한 뒤 한국 해운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듬해 9월엔 국영에서 민영회사로 전환, 본격적인 성장토대를 마련한다.
동해해운은 현대상선과 페스코가 각각 51대 49의 지분을 투자해 창립했다. 출범과 함께 부산-보스토치니항 서비스(KSDL)에 나서면서 우리나라와 러시아간 해상항로를 개척하는 성과를 일궜다. 그 뒤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추가 기항하고 국내 인천항과 마산항 서비스를 선보이는 한편 현대상선 통과서비스(through service)를 통해 핀란드행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2005년엔 부산-사할린 직항로 서비스(FKSL)를 열어 한러항로 다각화를 이끌었다. 현재 페스코는 2개의 한러항로를 운항 중이다. KDSL은 부산-울산-블라디보스토크-보스토치니를, FKSL은 부산-코스코프-콤스크를 각각 서비스한다. 또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계한 내륙복합물류서비스도 다른 선사와 차별화되는 페스코만의 강점이다.
코스티안 부사장은 “한국 시장은 물동량 부문에서 메이저 시장이지만 지난해 경기 침체로 물량이 감소했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한중러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내비쳤다.
페스코는 현대상선과 TCR(중국횡단철도) 연계 복합운송루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상하이와 부산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한중러 노선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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