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5 09:24
세계 해운업계가 혹한의 대불황을 극복하고 회생의 조짐이 최근들어 뚜렷이 가시화되고 있다. 주요 기간항로의 운임인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세계경제 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던 미국의 컨테이너항만 처리물동량이 두자리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해운선사들은 올 한해 모든 역량을 결집해 턴어라운드에 최대 초점을 맞춰 경영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과거 동맹활동이 왕성할 때는 회원선사들간의 운임경쟁은 최대한 지양되면서 단합된 동맹의 시책들을 펴 나갈 수 있었고, 이로인해 회원사의 이윤 극대화를 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근해항로 몇항로를 제외하고는 동맹체제가 사실상 붕괴된 상태에서 선사들간의 협조체제 구축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시 가장 직격탄을 맞은 유럽항로의 경우 폐지된 동맹의 역할을 그리워해야만 했다. 북미항로도 동맹이 아닌 협의체 역할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선복감축이나 운임인상등도 개개선사들마다 생각이 다르다보니 보다 효율적인 항로 안정화 대책을 세우는데도 문제가 있었다. 채산점을 훨씬 밑도는 운임을 받아가며 선박을 운항해야 하는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선사들끼리 뭉치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선사들간의 현 시황에 대한 위기의식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빗겨갈 수 있었다.
선사들간의 단합된 행동은 자칫 화주단체로부터 담합행위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커 대 화주 관계 개선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유례없는 해운침체기를 넘기면서 선사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무엇보다 선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신속 정확한 시황정보와 통계자료 그리고 정부의 해운 지원정책등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까. 해답은 각 관련단체, 협회의 기능 활성화를 꾀하는 길이다. 그동안 개방화, 자율화라는 기치하에 규제개혁 차원에서 단체나 협회의 역할은 크게 축소될 수 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정부로 부터 사업허가를 받기 위해선 사전에 협회의 동의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자율화 시류에 밀려 협회의 기능은 정부에서 시달되는 관련업계에 대한 정책 정보전달이나 실무교육 실시등에 국한돼 버렸다.
급변한 해운환경, 글로벌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우리 해운업계를 재도약시키기 위해선 협회의 기능 강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업체수는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이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관계로 협회는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입장이다. 국토해양부 등 관계당국은 우리 해운물류업계가 보다 빨리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단합된 협조체제를 이룰 수 있도록 협회에 힘을 실어주는 법적인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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