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7 10:30
해운업계가 힘든 한해를 넘기고 있다. 수년간 초호황을 누렸던 해운업계로선 올해와 같은 불황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물량이 넘쳐서 하주들이 스페이스를 잡기 위해 통사정하던 시절이 있었던가 할 정도다. 하지만 내년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빠르면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쯤에는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은 하고 있다.
세계 주요 컨테이너정기선사들은 내년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데는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도 선복이 과잉상태여서 계선율이 쉽사리 내려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호황기에 경쟁적으로 발주한 대형 컨테이너선박들이 조선소에서 인도시기만 기다리고 있어 정말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정기선사들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조선사측에 인도시기 연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조선사 입장에선 호황기에 대고객이었던 선사들이 적자에 시달리며 배 인도자금이 태부족해 선박인도시기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몰차게 몰라라 할 수 없어 더욱 애만 태우고 있다.
조선사들은 자칫하면 호황기에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돼 버린 셈이다.
선사들 입장에서도 초대형 선박을 제때에 인도, 북미, 구주 등 기간항로에 투입하고 싶은 마음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몇 달간격을 두고 시황이 천당에서 지옥으로 변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제는 선사들로선 선복과잉이라는 말만 들어도 진저리가 날 정도다.
글로벌 경제위기이후 세계 유수선사를 비롯해 중소선사에 이르기 까지 신조 컨테이너선에 대한 인도연기 등이 잇따르면서 올 한해 컨테이너선 선복량이 최근 10년간 가장 적은 폭으로 신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프랑스 해운·조선업 컨설턴트인 알파라이너는 2009년 컨테이너선 선복량 증가율이 6.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 컨테이너선 선복량 증가율은 2006년 16.1%를 기록하며 급성장한 데 이어 2007년 13.9%, 2008년 13.2% 등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여왔다.
알파라이너는 지난 11월까지 인도된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247척에 98만6천663TEU였으며, 이달에 9만5천TEU가 추가로 인도되면서 총 인도량이 약 108만TEU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올해초 예상됐던 컨테이너 총 인도량 185만TEU에 비해 크게 적은 수치다.
이같이 세계 컨테이너선 증가량이 급격히 줄고 있지만 해운업계에서는 컨테이너선 선복과잉현상이 오는 201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9일 현재 전세계 컨테이너선대의 11.7% 가량인 572척, 152만TEU 수송규모가 수송할 물량이 없어 계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나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전망을 4~5%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 세계경제가 더블딥을 빗겨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성장률 예상치다. 중국경제가 올해도 한자리수이기는 하지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는 정부의 부양책이 큰 실효를 거두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나 유럽국가들도 내년 경제 전망치에 큰 기대는 하고 있지는 않지만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데는 동감하는 분위기다.
내년 해운경기는 중국, 미국, 유럽국가들이 어느정도 바닥을 치며 성장하느냐에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해운경기는 주가와 같이 경제동향의 바로메터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따라서 해운경기에 경제전문가들이나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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