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7 10:03
“고부가가치서비스중심 해운정책으로 질적성장 이뤄야”
英 상선대 강국서 해운서비스 강국으로 탈바꿈
●●●우리나라도 영국과 같이 고부가가치 서비스 중심으로 해운정책을 발전시켜야 한다 주장이 제기됐다. 김은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시황분석센터 연구원은 최근 이같이 밝히고 선박량 확보중심의 양적성장을 넘어 해운산업의 지식산업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10년 영국의 상선대 규모(등록기준)는 세계 전체의 45%로 1위였다. 1980년까지 상선대 규모는 증가추세를 보였지만, 선박의 편의치적 및 해운업의 저변 확대로 인해 영국 상선대의 세계 비중은 1990년에 6%대로 감소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2000년까지 영국 상선대는 급격히 하락했고, 이에 해운 종주국으로서의 위기의식을 느낀 영국정부가 톤세제를 도입함으로써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2000년의 영국 상선대 규모는 550만톤(등록기준)까지 추락해 세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영국, 톤세제 도입으로 상선대 확장
2008년 영국 상선대 규모(등록기준)는 약 1,525만톤(1,676척)으로 세계 상선대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지배선대 기준으로 볼 때, 2,650만톤(1,018척)으로 세계 선박량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각각 세계 12위와 8위 수준이다. 영국 상선대 규모는 2000년 톤세제 도입 등을 통해 다시 확대돼 세계 10위권으로 올라섰다. 우리나라 상선대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다.
영국은 선대 규모에서 ‘20세기 초의 영광’을 되찾기는 어렵겠지만 여전히 세계 해운의 중심에 있다. 왜냐하면 해운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영국은 전 세계 선주상호보험(P&I)의 62%, 해운중개의 30~50%, 선급의 18%, 해상 보험의 17%, 선박금융의 13%를 차지하는 등 해운 전문서비스업의 메카로 여전히 세계 해운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오늘날 대부분의 해운 관련 국제소송, 재판 등의 법률서비스 역시 영국 런던에서 이뤄지고 있다. 즉 해상운송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전문 서비스가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고부가가치 해운 전문서비스를 통해 영국은 2008년에 약 21억파운드(약 4조2,352억원)의 서비스 수출을 달성했다. 2000년에 비해 약 200% 이상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해운중개업이 전체의 약 50%에 해당하는 9.5억파운드를 기록해 서비스 수출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그 다음으로 선박금융이 약 5억파운드를 기록했다.
그리고 해운 전문서비스 고용 규모를 살펴보면, 1990년에 약 1만명에서 2000년에 1만3,800명, 2009년에는 1만5,600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용 규모가 가장 큰 서비스 부문은 해운중개업으로 약 5,000명의 고용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그 다음으로 선급, 보험, 법률 서비스 분야 등에서 고용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20세기 초 영국은 ‘선박’을 통해 세계 해운을 지배했고, 약 100년이 지난 21세기 초에는 해운중개, 선박금융, 보험, 법률 등 해운 전문서비스를 통해 세계 해운의 중심에 서 있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선급협회(IACS) 등 수많은 국제기구 및 국제해운조직이 런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즉 영국은 해상운송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모든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클락슨(Clarkson)과 같은 세계 최대 해운중개 기업은 시장으로부터 수집된 자료와 정보를 토대로 선박투자 및 금융 등에 필수적인 해운시황 정보 등 고부가가치 지식을 전 세계 해운기업, 투자자, 해운관련 연구기관 등에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영국은 런던을 중심으로 해운산업의 클러스터를 형성했을 뿐만 아니라, 해운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지식산업화함으로써 세계 해운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김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선박량 확보를 통한 양적성장을 넘어 해운산업의 지식산업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박금융, 해운중개, 선박관리, 보험 및 법률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 영역을 ‘해운의 외곽 영역’으로 방치하지 말고 해운정책의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지식 서비스 부문이 발전해야 진정으로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2010년은 세번째로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장기발전계획 수립을 준비하는 해다. 지난 10년간 정부는 선박투자회사제, 선박등록특구제, 톤세제 등 해운산업의 양적성장을 위한 다양한 육성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왔다. 김연구원은 나아가 해운 전문서비스 영역을 집중적으로 육성시킴으로써 우리 해운기업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하는 한편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지식산업화가 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특히 2011년에 발표될 장기발전계획은 큰 틀에서 해운산업의 지식산업화와 그에 걸맞은 전문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춰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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