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21 14:20
국내 유수선사들, 현대제철 장기운송계약 불참키로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 국내 유수선사들이 현대제철의 유연탄 장기운송 및 전용선 계약 입찰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선화주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그룹 계열사인 글로비스를 통해 유연탄 장기운송 및 전용선 계약에 대한 국제입찰을 실시키로 하고 일본 최대선사인 NYK, K-Line, 시도해운 등을 초청했다.
하지만 앞서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들이 잇달아 일본선사들과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며 해운업계와의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현대제철까지 국내선사 대비 원가 경쟁력이 높은 일본선사들을 적극 초청하고 나서자 해운업계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국내 대형선사들을 비롯한 국적선사들은 호주, 브라질 등에서 연간 240만t 규모의 유연탄을 수송하는 이번 장기운송 및 전용선 계약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가 대량화물 수송, 선화주 협력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기다니 안타깝다"면서 "10년에서 20년 간 계약하는 전용선 계약을 일본선사들과 맺는다는 것은 해운과 철강산업이 국내 기간산업이라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운업계는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자국 선사 보호 및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철광석, 유연탄, 석탄 등의 주요 원자재 수송을 국적선사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국적선사를 이용해 운송하는 물류주권 확보가 시급하다"며 "일본의 선화주간 협력사례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국배는 일본화물을 실을 수 없는데, 일본이 한국화물을 운송하는 것은 몇몇 기업들이 주장하는 ´자유경쟁´과 맞지 않다"면서, "장기적으로 국내 해운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일본은 지명입찰제를 실시, 연간 9억t에 달하는 화물을 일본선사들과의 장기계약을 통해 운송하고 있으며, 일본선사가 아닌 이상 공식적인 입찰정보를 알아내는 것조차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대량 화주들은 원가 절감을 위한 국제입찰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화주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한푼이라도 줄이기 위한 ´원가절감´ 차원에서 국제입찰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에 앞서 국내외 정기 컨테이너선사들은 북미 및 유럽노선의 화물운임 인상을 둘러싸고 화주측과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해운업계는 지난해 시황 급락 이후 운임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급락, ´서비스 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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