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7 09:27
미국/중국 무역분쟁, 세계 경제회복에 ‘毒’일 뿐
글로벌 경기침체로 실물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 세계 교역량은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해운업계로선 세계 무역이 활성화돼 해상물동량이 하루속히 본궤도에 이르기를 고대하고 있지만 교역환경은 만만치 않다. 이런 와중에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해운, 무역업계를 초긴장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세계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무역분쟁은 자칫 되살아나는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은 앞으로 다가올 세계 무역분쟁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어 더욱 초조해 지고 있다.
세계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고는 있지만 회복세가 더딜 뿐아니라 경기회복을 피부로 와닿는 고용증가는 여전히 요원한 실정에서 일자리 보호를 이유로 각국이 보호무역 장벽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지난 13일 미국산 자동차 제품과 닭고기 제품 일부에 대해 덤핑과 보조금 위반 여부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덤핑을 이유로 상계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한 지 하루만에 나온 조치다. 또 중국은 미국을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다.
미국과 중국 양국간 갈등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도 수면위로 다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국 상무부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중국 관련업계가 불공정한 교역행위로 피해를 입었다고 불만을 토로해 왔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항목은 밝히지 않은 채 일부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 제품의 덤핑, 보조금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미국의 상계관세 조치는 양돈업계와 농민들의 탄원에도 아랑곳없이 미철강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취해진 일이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미 돼지고기, 콩 등 농산물 수출업체들은 9월초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국산 타이어에 보복관세를 물리지 말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미국산 식품과 농산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리먼브러더스 사건 발생 1주년을 맞아 뉴욕 월가에서 행한 연설에서 무역협정 이행 강제는 개방적인 자유무역 시스템을 유지키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패배적인 보호무역주의를 부추기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이번 조치를 중국 측의 반발 때문에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지난 11일 중국산 타이어 수입이 급증해 자국의 노동자 수천명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수입을 제한키 위해 승용차와 경트럭용 중국산 타이어에 3년간 35~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첫해에는 기존 관세(4%)에 추가로 35%, 2년째는 30%, 3년째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중국은 이 같은 조치에 맞서 미국의 對중국 자동차 수출과 8억달러 상당의 닭고기 상품을 반덤핑 혐의로 조사하겠다고 맞받아쳤다.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가 작년 2,68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해 무역분쟁이 철강·의류·제지·기계·소비재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요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극심한 불황에서 조금씩 벗어나려는 세계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과거 관세를 동원한 무역전쟁 당시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현재 각국은 다양한 보호무역 시책을 통해 무장하고 있다. 이는 결국 세계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임은 확실하다.
글로벌시대의 세계 교역환경이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위축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훨씬 큰 타격을 가져 올 것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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