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4 09:06
예상은 했었지만 최근 1분기 주요 해운선사들의 매출액, 영업실적이 발표되면서 향후 해운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환율덕과 수입감소 등으로 시황과는 관계없이 흑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자칫 무역수지 흑자 현상이 세계경제 회복 조짐으로 비쳐질까 우려되기도 한다. 정기선, 부정기선사 할 것 없이 장사가 안돼 맥을 못추고 있다.
벌크선 운임지수인 BDI가 최근 2,000포인트대를 넘어서기는 했으나 지난 몇 개월 동안은 2,000포인트 아래서 등락을 지속하며 선사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벌크선운임지수의 요즘 반등도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정기선사들의 경우 컨테이너화물 운임시장이 선복과잉이 심화되면서 바닥을 모르게 추락하고 있어 향후 시황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나 금융기관에선 글로벌 경제파국으로 가장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 해운산업을 지목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깊은 수렁에서 허우적되고 있어 교역 해상물동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호황세를 구가하다 급작스레 닥친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파탄은 해운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돈맥경화’로 자금유동성이 악화되면서 발주한 선박들의 취소는 물론이고 운항하고 있는 선박들의 벙커C유 조달 자금도 바닥이 날 정도인데다 용선료등도 제때 주지 못해 비즈니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거래처간의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
해운업계의 이같은 심각한 사정을 간파한(?) 정부와 금융기관에선 해운업 구조조정방안과 함께 경쟁력 강화시책을 발표한 바 있다. 시기적으로 늦은 감은 있으나 수조원을 해운업계에 지원해 지난 IMF때와 같이 헐값으로 우리 배가 외국선주들에 매각되는 국부유출을 막아보겠다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옥석을 가리지도 못한 상태인데다 용대선 고리로 인한 선사들간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대외신인도 측면에서도 매우 어려운 지경에 와 있다.
우리 해운기업들의 자금유동성 악화와 금융권의 대출기피현상이 심화되면서 해운업계의 비즈니스가 실종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해운업계의 유동 자금들이 이미 반토막이 된 선박들을 사들여 새로운 비즈니스가 이뤄져야 앞으로 시황이 회복되면서 해운업의 산업적 기능이나 역할이 발휘되는 것이다.
정부측의 과감한 조치가 절실한 때다. 생존의 법칙에 의한 선별적인 자금지원도 화급히 이뤄져야 한다. 우선적으로 우량 국적외항선사들에게는 충분히 숨통이 트이게 자금을 지원하고 대신 경쟁력있는 체질개선을 통해 자생력을 갖추도록 독려해야 한다.
이제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최근 남북관계의 악화로 남북항로를 운항하던 모선사가 파산하고 말았다. 사실 벌크선사중에는 개점휴업상태인 선사들도 꽤 있을 것이다. 업계내에선 이미 옥석이 가려져 있는지도 모른다. 선하주간 관계에서도 이 같은 현상들이 감지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해운업계를 구조조정 대상의 골칫거리로만 내몰지 말고 정부나 금융기관은 과감한 자금지원을 통해 해운기업들이 기운을 차리는데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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