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24 10:10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은 것도 잠시 이제는 110달러 그리고 얼마까지 더 뛸지 모르는 유가(油價)에 해운선사나 하주 모두 두손 번쩍 든 느낌이다.
과거 배럴당 30달러선을 넘은 유가에 우리 경제가 맥을 추지 못했는데 이제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상황에서 이처럼 버티는 것에 오히려 대견하기 까지 하다. 물론 그동안의 인플레이션, 석유 대체 에너지 개발 등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나 세계 경제가 배럴당 100달러시대를 견뎌낼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춘 것이라고 평하는 전문가도 있다. 일견 그렇겠다는 수긍도 해보지만 최근 1~2년 유가의 급등세는 기업들의 인내심에 한계를 드러내도록 하고 있다.
특히 운송물류기업들은 경영에 엄청난 타격을 가져오고 있어 이 문제의 해결이 급선무다. 해운선사들은 벙커 C유 선박연료비 부담이 너무 가중되다보니 시황이 좋은 상태에서 적자운항에 시달리고 있다. 해운업계는 사실 유가 급등이 없었더라면 활황시기를 연장하며 최대 수익을 올리는 업종으로서 기록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호황에 이어 찾아 온 고유가시대 그것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는 시대의 도래는 해운선사들로선 안타깝기 그지 없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건화물선 부정기선사들의 초호황 구가는 말할 것도 없고 원양 정기선 컨테이너운항선사들도 경기 호황세에 매출이 매년 급격히 증가했다. 해운, 조선 등 서로 연관된 업종의 쉴 줄 모르는 오름세에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우리 경제가 숨통을 트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오를대로 오른 고유가로 인해 해운선사들은 적자운항의 부담을 안게 됐다. 여기에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해운선사들은 호황국면에도 불구하고 긴축경영에 진력해야 하는 상황에 까지 온 것이다.
북미항로의 경우 이달말까지 해운선사들은 하주 특히 대형 수출업체들과 서비스 컨트랙트(SC)를 맺어야 하는데, 협상 당사자들인 선사와 하주간의 견해차가 심해 협상 타결이 상당히 지연될 소지가 커지고 있다.
정기선 최대항로인 태평양항로에 선박을 투입해 운항중인 선사들은 지속되는 고유가로 사실 적자운항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따라서 올 SC체결에 임하는 태도는 엄숙하기까지 한 것이다. 고유가로 손실을 본 비용을 운임인상에서 보전치 못하면 항로에서 철수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강박감이 선사들 사이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렇다고 하주들이 선사들의 요구에 그대로 응해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수출업체들도 고유가와 원자재값 폭등으로 상품 원가가 크게 올라 수출경쟁력에 위기감이 돌고 있어 어떻게든 수송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사나 하주 모두 마지노선의 협상안을 가지고 합의점을 도출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으나 주위 상황은 선하주에게 한치 양보도 허락치 않을 분위기다.
선하주가 마냥 평행선을 긋고 달릴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서로 양보하며 최대 공약수를 얻는데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 길만이 선하주 모두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