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한러항로, 상승가도 ‘쭈욱~’
●●● 지난 1분기 동안 물동량 감소로 운임이 하락세를 보였던 북미 및 유럽항로는 2분기에도 시황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비교해 근해항로는 한일항로를 중심으로 1분기에 이어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며 한중항로는 선복 조정 등의 항로 합리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원양항로의 물동량은 최근 몇년간 북미 및 유럽지역의 안정적인 경제발전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운임도 대체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제도) 부실사태 이후 향후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해운전망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세계 해운시장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전기대비 0.5% 정도의 부진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하반기부터 2.2%로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 주요 경제 분석기관들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중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는 등 미국 경제의 불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글로벌 인사이트는 1분기 -0.4%, 2분기 -0.6%로 2분기 연속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감소를 예상했다.
하지만 침체의 정도는 과거 불황기에 비해 약할 것이란 판단이다. 실질 GDP와 더불어 개인 실질소득, 고용, 산업생산, 도소매 판매 등 4개 지표는 과거 불황 진입기와 비교할 때 하락정도가 완만한 상황이다.
이같은 경제전망을 근거로 극동-북미항로의 해상컨테이너물동량은 올해 1987만TEU, 2010년에 2228만TEU로 증가하는 등 2006년 이후 연평균 5.3%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중 수출항로(동향)는 올해 1544만TEU, 2010년에 1749만TEU로 2006년 이후 매년 5.4%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수입항로(서향)의 경우 올해 432만TEU, 2010년 479만TEU로 2006년 이후 연평균 4.8%의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남아시아-북미항로의 컨테이너물동량은 올해 166만TEU, 2010년 186만TEU 등 2006년 이후 연평균 8.4%의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동향항로는 올해 77만TEU, 2010년 87만TEU를 기록해 2006년 이후 연평균 2.2% 증가가, 서향항로는 2010년까지 연평균 15.7%씩 증가해 99만TEU에 이를 것으로 각각 전망되고 있다.
올해 亞-북미 물동량 2152만TEU 전망
아시아-북미항로의 컨테이너물동량은 올해 2152만TEU를 기록하는데 이어 2010년에 2414만TEU에 달하는 등 2006년 이후 연평균 5.5%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동향항로는 2010년에 1836만TEU로 2006년 이후 연평균 5.3%의 증가가 예상되고, 서향항로는 2010년까지 연평균 7.0%씩 증가해 578만TEU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아시아-태평양항로는 전통적인 비수기를 맞아 전분기보다 물량은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물량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향항로의 경우 전통적인 비수기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가 겹쳐 수출물량이 상당히 감소했다. 1월에는 설 연휴 전 물량 증가가 있었지만, 2월에는 설 연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나타났고 3월에는 일부 회복세도 보였지만 여전히 미국 경기를 반영한 구매력 약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현상이 있었다.
서향항로는 아시아 국가의 원자재 수입 증가에 따른 물동량 증가와 3월 성수기로 인해 물량 증가가 나타났고, 운임도 호전됐다.
또 벌크시황 강세로 곡물류 품목 일부가 컨테이너로 전환돼 컨테이너 선복부족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건화물선 지수가 4천포인트를 초과하면 벌크선 화물이 컨테이너로 전환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컨테이너선 업계는 곡물류가 150%, 메탈 스크랩 및 섬유 등이 50% 정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컨테이너라이제이션 인터내셔널(CI)에 따르면 북미항로의 운임은 2006년 4분기 이후 2007년 4분기까지 약 2.2%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향항로 운임은 지난해 4분기에 TEU당 1707달러로 전기와 동일한 수준이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2.2% 상승했다. 서향항로 운임은 지난해 4분기에 TEU당 794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2%, 전기 대비 1.8%가 올랐다.
한편 중국 상하이항운교역소의 컨테이너 운임지수(CCFI)에 따르면 북미항로의 올해 1분기 운임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부분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CCFI는 지난해 10월26일 북미서안의 경우 1082.15, 북미동안은 1262.42를 기록했다. 이와 비교해 올해 3월28일엔 북미서안 1090.79, 북미동안 1,249.91이었다. 따라서 북미항로 운임은 평균적으로 1172.29 포인트에서 1170.35 포인트로 하락했다는 평가다.
북미항로 운임회복 쉽지 않을 듯
2분기 북미항로는 5월 서비스계약을 앞두고 선사들의 운임인상 노력이 예상되고 있으나 그와 못지않게 하주와 팽팽한 대립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서안 400달러, 동안 600달러 등으로 운임인상 계획을 정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해운전문가들은 유가인상, 원화절상 및 미국내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 둔화가 예상돼 실질적인 운임회복은 이 수준을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사들은 이밖에 이달 15일부터 냉동화물에 한해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20달러, 40피트 컨테이너당 450달러의 운임회복도 별도로 실시해 시황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북미항로 공급측면에선 선사들은 최근 부진한 항로 여건을 감안해 상당량의 선복을 조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리나라 한진해운, 대만 양밍라인, 일본 케이라인 등 이른바 CKYH얼라이언스는 주당 4100TEU급 선박을 투입해 중국 및 한국, 미동안을 잇는 서비스를 다음달 20일부터 신설한다.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프랑스 CMA-CGM, 스위스 MSC도 이달부터 8100TEU급 선박으로 미 서안 직항 노선 2곳을 새롭게 론칭할 계획이다.
반면 대만 에버그린은 북미-동아시아(NUE) 서비스(주당 4213TEU)를 철수하고 대신 일본 MOL로부터 2개 노선에서 선복을 임대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기존 서비스보다 주당 1400TEU 가량 선복이 줄어든다.
북미 수입항로에선 컨소시엄 차원에서 선복량 조절이 진행될 전망이다. 개별 컨소시엄별로 작년 12월 이후 시행하던 노선축소, 기항지 축소, 기항지 변경, 선박 철수 등 선복량 조정 방침을 조금 더 연장해 한달 평균 2척 정도만 배선함으로써 기존 노선의 소석률을 높인다는 계산이다.
유럽항로 선복공급 예상치 넘어서
유럽항로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화물 증가세도 그 폭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EU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9%에서 올해 2.4%로 둔화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 등으로 민간소비 및 총투자는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경기 둔화와 유로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낮은 5.8%로 예상된다. 수입증가율은 내수 확대와 유로화 강세로, 수출 증가율보다 약간 높은 6.1%가 예상된다.
아시아-유럽항로 컨테이너물동량은 올해 2139만TEU, 2010년에 2433만TEU로 늘어나 2006년 이후 연평균 8.5%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이중 수출항로는 올해 566만TEU, 2010년 648만TEU를 기록, 2006년 이후 매년 8.4%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입항로는 올해 1572만TEU, 2010년에 1784만TEU로 2005년 이후 연평균 9.8%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컨테이너 해상운송시장에서 물동량이 2번째로 많은 아시아-유럽항로의 운임은 물동량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향항로의 지난해 4분기 운임은 전분기 대비 5.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향항로 운임은 같은 기간 16.5% 상승했다. 유럽항로의 높은 운임은 화물 폭증에 따른 선대부족에 그 원인이 있다. 유럽항로 물량 중 특히 중국발 화물은 전기 대비 20% 이상 늘어나 선대 확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복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1분기 유럽항로 운임은 CCFI 지수 및 업계 전문가 패널 조사 결과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CCFI의 유럽항로 지수는 지난 10월26일에 1703.87을 기록한 이후 올해 3월28일에는 1696.28로 떨어졌다. 또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국내 전문가들을 통해 조사한 결과 1분기 서향항로 운임지수는 지난해 4분기 123.7포인트에서 5.4포인트 하락한 118.3포인트를 기록했다. 동향항로 운임지수는 같은 기간 101.0 포인트에서 102.7포인트로 1.7포인트 올랐다.
2분기 유럽항로의 전체 물동량은 비수기를 탈피해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6월 이후부터는 물량이 급상승할 것으로 보여 지중해항로는 6월1일부터 성수기할증료(PSS)를 부과할 예정이다.
2분기 운임은 다음달(5월) 있을 운임회복의 영향으로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1분기 평균운임보다는 하락세가 예상되는데, 1~2월 운임이 성수기할증료 부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2분기 선복공급량은 1분기 대비 증가율이 다소 완화되나 지난해보다 21.7% 가량 늘어나 수요 증가 예상치였던 20.5%를 넘어설 전망이다. 1분기까지 소석률 90%를 유지했으나, 그동안 꾸준히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선이 투입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복 증가가 물동량 성장률보다 낮아 선사들의 운임인상 방침을 꺾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4월 운임회복조치가 다음달로 연기된 점에 미뤄 운임인상이 예상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도 눈에 띈다.
한중·한일항로 운임 강보합
한중항로의 경우 KMI의 전문가 패널 조사 결과 2분기 운임은 수출항로가 1분기와 유사한 수준에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수입항로는 1분기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통적으로 2분기는 한중항로의 성수기로 볼 수 있는데, 5월초 노동절 이전까지 물동량이 증가하기 때문. 이후 물동량은 노동절 장기 연휴로 다소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다 6월 들어 다시 회복세로 전환하는 패턴을 보인다.
해운업계는 시황 상승요인으로 ▲계절적 요인인 성수기 진입 ▲5월 초 노동절 이전의 물량 증가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부과 등을 지적하고 있다. 시황 하락 요인으로는 ▲중국의 폐자재성 물품 수입 규제 강화 ▲고질적인 선복량 과잉 ▲원양항로 시황 하락에 따른 원양선사의 화물 집화 등을 들었다.
2분기 한일항로는 수출입 항로 모두 1분기와 비교해서 운임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큰 폭의 운임 상승을 견인했던 선사들은 물동량 상한제(Ceiling) 및 항로 합리화 노력을 2분기에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선사들은 긴급유가할증료(EBS)를 철저히 적용해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인상을 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물동량 상한제에 대한 하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어 선사들의 부담도 적지 않다. 이러한 부담감은 선사들의 2분기 운임 전망을 다소 소극적으로 예상하게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일항로 운임상승 요인으로는 ▲계절적 성수기 ▲엔고 현상에 따른 수출물량 지속 증가 ▲선사들의 지속적인 선복 감축 예상 ▲적극적인 유류할증료 적용 등이 지적된다. 반면 시황하락 요인으로는 ▲실링제 시행에 따른 하주 불만 고조 ▲5월 황금 연휴(Golden Week)로 인한 일시적 물량 감소 등을 들 수 있다.
2분기 동남아항로는 수출 항로의 경우 전분기 대비 괄목할 만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수입 항로의 경우는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반적으로 2분기 동남아항로는 예기치 못한 시황 하락 요인, 즉 원양 선사들의 항로내 화물 영업강화만 발생치 않는다면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동남아항로 시황 상승요인으로는 ▲베트남, 태국 물동량 증가 ▲삼성, 포스코 등 원자재·건설자재 선적량 증가 ▲공급 초과에 따른 지속적인 선복 감축 추진 ▲유가 변동에 따른 단계적인 유류할증료 부과 및 인상 등을 들 수 있다. 한편으론 4월 중순 태국 송크란 연휴로 일시적인 물량 감소 등의 시황 하락 요인도 예상된다.
2분기 한러항로는 지속적으로 러시아의 구매력이 상승하는 가운데 강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요측면에선 수출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측면에선 현재의 선복 부족에 따른 추가 선복량 투입 등으로 운임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이 팽팽하게 맞서 운임이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분기 한러항로 시황 상승요인으로는 ▲러시아향 물동량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이전 ▲수출화물 증가 예상 ▲러시아 항만의 터미널조작료(THC) 인상 조짐 ▲유류할증료 부과 및 인상 예상 등이 제시되고 있다.
반면 시황 하락요인으로는 선복 부족에 따른 ▲선사별 선복 증가 불가피 ▲신규 선사 진입 예상 ▲항로에서 철수한 기존선사의 재진입 등이 지적된다.
한편 컨테이너선 종합용선지수(HR)는 2분기에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며 분기 평균 1415포인트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베이징 올림픽을 맞이하는 한해가 되고, 또 신조선 인도량도 많아 시장에서의 반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컨테이너선 용선시장은 1분기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2분기는 전통적 성수기와 더불어 베이징 올림픽과 자원수송 수요 확대 등으로 용선지수 상승이 예상되고, 수급 불균형에 따른 선박공급 부족 등의 영향도 용선료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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