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2 17:08
요즘 국내외 경제환경의 변화조짐이 예사롭지 않다. 이에 특히 해운, 무역업계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 넘은 고유가 지속, 곡물 등 원자재가의 폭등,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의 예상치 못한 급락세 등은 한국경제號의 운항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이명박 새정부는 당초 7%의 경제성장률을 수정해 그것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6%의 목표치를 설정했다.
하지만 이 6%의 성장률도 현 경제 추이로 봐선 상당히 달성키 어려운 수치임이 틀림없다.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가 상승은 우리나라 국제수지 악화의 근원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고유가는 해운기업을 포함한 물류산업 전체의 경영비용 상승 및 수익성 악화를 직접적으로 야기하는 동인(動因)이 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고유가라는 악재는 우리경제를 흔들리게 할 정도의 강풍은 아니었다. 하지만 특히 금년들어서는 원자재 폭등이 당장 피부로 와닿을 정도로 우리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있고 여기에다 세계적으로 미 달러화의 기록적 약세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어 또다른 복병을 만난 셈이다.
3개월째 이어지는 무역적자 등 원화 약세요인이 시장에 뚜렷하게 부각된 상황이라 자연스런 현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같은 현상을 대외 수지의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로 단순하게 해석하기에는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머지 않아 1달러당 1천원시대를 배제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미 위태로운 수준인 물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좀더 큰 관점에서 보면 원자재가 폭등과 겹친 환율 상승이 장기적으로는 수출 경쟁력에도 긍정적이라고만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의 여파로 나타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속에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환율이 유로당 사상 최저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 1월 경상수지는 이미 적자규모가 26억 달러에 달해 11년만에 가장 큰 적자폭을 보였다. 만성 적자부문인 서비스부문은 제쳐놓고 무역수지만 봐도 고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 폭등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의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 역주행은 수출쪽에선 분명 호재라 볼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였지만 곧 개선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원화 약세가 가져온 수출전선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수출전선에 이상이 있다고 해서 원화의 역주행 심화로 수출쪽에 단기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원화 약세를 장기간 내버려두는 것은 장기적 안목에선 바람직스런 정책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원화가치의 하락에 대해 그동안 과도하게 고평가됐던 원화가 조정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출이 잘 되는 데는 기여할 수 있지만 원자재가 급등이 지속되면 경상수지 흑자전환이 어렵고 원자재가가 너무 올라 크게 유리할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천정부지로 치솟는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신장세를 보였던 우리 경제가 올들어 더욱 어려워 보이는 것은 이중, 삼중고의 이같은 변수 때문이다. 그것도 우리경제의 치부를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어서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치 못하고 경제성장에 계속 걸림돌이 될 경우 한국경제는 큰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
이는 결국 해운경기에도 큰 타격을 줘 해운기업들이 어려운 살림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정부, 산업계가 지혜를 모아 현 경제적 위기상황을 이겨낼 때 새정부의 7% 경제성장은 물론이고 무역, 해운산업 등 경기에 민감한 기간산업들이 제 역할을 다하며 성장동력을 견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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