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28 13:32
한국 미국시장 점유율 3년 연속 하락세
미국시장서 후발 개도국과 대미 FTA 발효국에 밀려
미국 수입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3년 연속 자리를 잃어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시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시장이면서 동시에 전 세계 수출을 위한 전초 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에 미국시장을 잃는 것은 향후 세계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경쟁력 약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현오석)이 최근 발표한 ‘미국시장에서 우리 시장점유율 감소 요인’에 따르면, 2004년 3.14%를 기록한 우리 수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2004년 이후 매년 감소한 결과 지난해에는 2.43%를 기록, 0.71%p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시장 점유율의 등락을 품목별로 보면, 의류(△3.78%p), 완구·운동기구(△0.31%p), 고무(△0.21%p), 플라스틱(△0.18%p), 신발(0.14%p)등은 물론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전기전자(△3.88%p), 자동차(△0.78%p), 기계류(△0.12%p)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전자는 지난해 미국 수입시장 규모가 '04년에 비해 0.16%p 상승한 반면, 우리의 점유율은 오히려 3.98%p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이렇게 미국시장에서 우리제품의 경쟁력이 밀리고 있는 요인을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 공업국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크게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공업 제품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자동차부품, 기계, 전기전자 등에서 이들 국가들의 점유율이 크게확대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미국이 알제리, 앙골라, 나이지리아, 러시아, 브라질 등 대미 원자재 수출국으로 부터의 수입이 늘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의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세 번째로, 미국과의 FTA가 발효된 국가들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현재 미국과의 FTA가 발효 중인 주요 9개국의 미국시장 점유율을 2005년과 비교해 보면, 멕시코(0.60%p), 싱가폴(0.04%p), 칠레(0.06%p) 등의 7개국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려스러운 일은 최근 미국 경기의 후퇴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는 우리 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경기가 위축될 경우 소비자의 상품 선택이 품질 등 비가격 요소보다는 가격 요인을 더 선호하여 우리 제품이 후발국들의 제품에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금년 1월 대미 수출 비중이 지난해 12.3%에서 금년 1월 11.3%로 하락한 데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미국시장에서 우리 점유율 하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해외시장 개척 활동은 물론 후발개도국과의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한-미 FTA를 조기에 비준하여 우리 기업들이 무관세 효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창훈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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