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21 10:19
한중항로/ “피더화물 감소가 시황 발목잡아”
두자릿수 감소세…운임 하락으로 이어져
한중 수출항로의 2월 물동량 시황은 중국의 설날인 춘절연휴가 길게 이어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중국의 춘절 연휴는 6일부터 12일까지 7일동안이었으나 많은 제조기업들이 10~15일 가량 휴무를 실시하고 공장을 쉬었기 때문이다.
선사 관계자는 “춘절 연휴가 끼는 달은 한중항로 물동량은 급감한다고 봐야 한다”며 “올해도 긴 연휴의 춘절 여파로 2월 물동량 시황은 상당히 안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물동량의 약세는 곧 운임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한중 수출항로의 운임은 현재 바닥까지 떨어져 있어 추가적인 운임하락이 있을 것으로는 판단되지 않고 있으나 채산성 개선을 위해 전략적으로 도입했던 유가할증료(BAF)의 징수는 요원한 상황이다. 선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0달러의 유가할증료(BAF) 징수를 도입하고 모든 하주를 대상으로 일괄징수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소석률의 경우 국적선사들은 수출항로라 하더라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중일 3국간 화물 뿐 아니라 동남아지역으로 나가는 화물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양선사들의 피더화물의 하락세는 전반적인 시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피더화물이 두자릿수로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이 화물들을 주로 실어왔던 중국선사들이 로컬화물에까지 덤핑운임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
피더화물의 감소는 한중항로만을 취항하는 선사들엔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중국발 해운호황을 등에 업고 원양선사들이 중국 지역에 직접 모선을 대기 시작하면서 부산항이나 인천항을 통해 중국을 드나들던 화물들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취항선사 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이 항로 수송물동량 실적은 2.6% 성장한 210만9천TEU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로컬화물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피더화물의 감소가 전체적인 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끼쳤다.
전체 수출물동량은 78만TEU로 0.4% 감소한 반면 수입물동량은 4.5% 늘어난 132만8천TEU를 기록했다. 수출물동량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직접 수출된 로컬물동량은 4.1% 늘어났으나 원양선사의 위탁화물인 피더화물은 15.5%나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어졌다. 수입물동량도 로컬물동량은 15.8%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피더화물이 같은 비율로 감소하면서 성장률은 한자릿수 초반에 머무르고 말았다.
피더화물의 감소는 북중국 항만들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작년 수출항로 피더화물의 경우 신강(톈진)행 화물이 17.8%, 다롄 화물이 26.4%, 칭다오 화물이 26.2% 감소했고 옌타이행 화물은 무려 34%나 줄었다. 북중국 지역으로 제조기업이 몰리면서 직항노선 개설이 경쟁적으로 이뤄진 결과다.
문제는 한중항로의 피더화물 감소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리란 것이다. 앞으로도 중국 항만들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고 이에 비해 부산항을 비롯한 한국항만들의 허브항 기능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같이 피더화물의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이 화물을 주력으로 실어왔던 중소 중국선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某) 선사들의 경우 항로 철수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한편 국적선사인 씨앤라인도 물동량실적이 부진한 신강노선의 축소 또는 중단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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