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6 18:17

IPA,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

남성과 여성 역할 바꿔 직원이 직접 성희롱 실제 피해 사례 연기


“미스 김 커피한잔 타와. 예쁜 여자가 타준 커피는 더 맛있더라.”

여직원의 카랑카랑한 이 한마디에 서정호 사장을 비롯한 100여명의 인천항만공사(IPA) 임직원들은 웃음과 폭소를 멈추지 못했다.

물론 그 안에는 그동안 무심하게 행하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성도 녹아 있었다.

인천항만공사는 10월26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성희롱 예방교육하면 으레 지루한 강의를 떠올리게 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교육을 주관한 감사팀의 아이디어로 인천항만공사 직원들이 직접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바꿔 여성들이 실제 직장생활에서 어떤 성적 피해를 보고 있는지 상황극을 통해 펼쳐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상황극에서는 성희롱을 남발하는 직장 남자상사 역할을 맡은 여직원이 여직원 역할을 맡은 남자직원들을 대상으로 성적인 농담을 일삼고 업무 과정에서의 신체접촉, 술자리에서의 성희롱 등 평소 직장 생활에서 일어나기 쉬운 성희롱 사례들을 직접 시연했다.

이론적 강의를 통해서는 얻기 힘든 체험과 자각을 전 임직원들에게 전달해 성희롱, 성차별 없는 직장문화를 구현하자는 차원에서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진 상황극이었다.

특히 이날 상황극에서 시연된 사례들은 전 직원을 상대로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 밝혀진 실제 사건을 그대로 재구성한 것이었다.

모두 폭소를 터뜨리는 와중에도 여직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고, 남직원들은 그동안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 여직원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줬는지 다시 한 번 깨우치는 계기가 됐다.

상황극에 이어서는 여성가족부가 위촉한 직장내 성희롱 예방 전문강사인 고현희씨(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씨가 성희로의 실제 사례 분석과 상황별 대처법 등에 대한 특강도 이어졌다.

서정호 사장은 “개인적으로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무의식적으로 여성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직원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이번 교육을 통해 모든 임직원이 보다 평등한 성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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