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25 13:40
●●●오는 5월 31일이 제 11회 바다의 날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을 훌쩍 넘어 열한번째 바다의 날을 맞는 해운물류업계는 감회와 함께 걱정이 앞선다. 사상 유례없는 해운 호황기를 접고 시황이 내리막길을 걷게되는 시점이기에 어깨가 무거운 것이다. 최근의 해운환경 또한 고유가,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급락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어 해운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해운물류업계가 한국 경제를 떠받들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국민들에게 알린 것이 바다의 날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장관을 역임한 바 있어 자연스레 바다의 날이 부각됐고 동시에 해운, 항만산업에 대한 홍보도 이루어졌다.
더나아가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일성부터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해 왔기에 해운 물류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전반적으로 크게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항상 고정 메뉴로 등장하는 말들이 동북아 물류중심국 선점을 위한 정책 지원이다. 올해는 부산항을 신항개발과 함께 동북아 최고의 항만물류클러스터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부산신항 개장이후 이렇다할 화물이나 선사 유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호되게 질타당했던 점을 매우 의식한 듯 하다. 부산 북항 재래부두 재개발 등 부산항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정책이 서두를 장식하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부산항을 물류중심에서 항만산업 다각화를 통한 종합물류중심 및 해양관광 거점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무역항이면서 컨테이너항만인 부산항의 개발과 시설확충은 동북아 허브를 지향하는 데 있어 우선순위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최대 맞수인 중국의 상해항이 양산신항을 개장하면서 동북아 물류허브의 자리에 성큼 다가섰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금년 바다의 날을 기해 우리나라의 항만개발정책의 현주소를 다시금 조목조목 따져볼 필요가 있다.
부산항, 광양항, 인천항, 평택항, 군산항, 목포항, 울산항, 포항항, 마산항 등이 저마다(?) 동북아 물류허브항 기치하에 개발되고 있다. 국내 컨테이너항만개발정책이 부산항과 광양항의 투포트 시스템에서 이제는 지자체하의 중심항만들이 제각기 육성되면서 항만개발정책의 구심점이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항만공사설립을 통해 경쟁력있는 항만개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지자체도 있다..
지자체들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동북아의 중심적인 컨테이너항만으로 이들 국내 항만들이 성장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경학적으로 동북아 중심에 있다고는 하지만 경제규모면에서 중국이나 일본에 크게 뒤져있는 우리나라로선 사실 동북아 허브항을 놓고 상해항 등 중국항만들과 경쟁하기보다는 내실있는 항만개발정책 등을 통해 전문화, 부가가치화에 올인해야 한다고 본다.
중국발, 중국향 물량이 급증하면서 북미, 구주항로에서 중국 항만들이 메인 포트가 돼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항만들의 환적 화물 처리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버거운 동북아 물류중심국 구호보다 내실있고 경쟁력있는 국내항만의 개발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을 이번 바다의 날을 기해 재인식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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