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09-10 17:26
[ 기자칼럼 - 공동화! 물류합리화의 마지막 카드 ]
물류공동화란 동종 또는 이종의 기업들이 공동 수·배송을 통해 차량적재율
향상 및 집하, 출하, 보관 등의 물류활동을 효율화해서 수·배송비용 절감
을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투자비용이 줄어서 이윤이 최
적화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가 값싼 상품을 손쉽게 얻어 효용이 극대화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선진국에서 물류공동화는 물류비 절감
을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는 제도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기업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주며 소비자의 만족을 극
대화해 줄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데 노력하면 된다. 또 기업의 입장에서
는 최소의 비용을 투자해서 이윤을 극대화하면 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최대의 효용을 얻기 위해 소비생활을 영유하면 된다.
물류공동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 중소기업청의 예를 보면 정부
에서 공동사업에 지원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중기청은
공동구매자금과 공동창고 건립자금, 자연녹지내 중소유통업체의 공동창고
건립허용 등에 대해 유래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우선 공동구매자금으로 조직화된 중소유통업들이 공동구매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상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은행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중
기청은 자기자본의 10배이내에서 융자대상사업의 1회전 소요기간으로 년리
7%~10% 수준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와함께 공동물류를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공동창고 건립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건축과 기반공사비의 30% 범위내에서 9
억원까지 융자 지원하고 있으며 자연녹지내에서 건축할 수 있는 건축물의
종류에 창고시설을 포함하여, 자연녹지내에서도 물류창고 등을 건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의 이런 노력 못지 않게 기업들도 공동화가 최후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열쇠임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는데 실천없
는 지식은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물류공동화사업에서 하드웨어적인 지원책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교류’
일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간에는 어느 정도 발달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보의 교류와 표준화가 이루어 지고 있는 반면에 기업간에는 정보의 교류
에 대해 꺼려하는 경향이 강하다. 왜냐하면 정보의 교류로 자사만의 노하우
가 유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자기만의 노하우(?)를 끝까지
보유하고 경쟁해 보겠다는 심리다. 이는 고돌이를 치면서 끝까지 쌍피를 들
고 치다가 다음 주자와 패가 말려서 패가망신(敗家亡身)하는 결과를 초래하
는 것과 같다.
자기만의 노하우라고는 하지만 한판이 끝날 때까지 들고 있으면서 패가 말
리는 상황까지는 갈 필요없이 서로 타협해서 피로 승부를 걸든지 광으로 승
부를 거는 것이 페어플레이 정신이 아닐지.
국내 기업들이 창고공동화나 수배송공동화 등 하드웨어적인 공동화 조차도
꺼려하는 것은 자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의 결여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창고
공동화나 수배송공동화를 위해서는 자사의 제품이 독특한 특징이 있어 서로
경쟁성이 없는 제품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사제품과 비교해서 자사
제품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감’이라는 피상적인 경쟁력보다는 각 기업들간에 공동화를
실행해도 서로 경쟁이 발생하지 않고 공생할 수 있는 품목을 연결할 수 있
는 노하우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류공동화를 외치면서 한편으로는 수배송
부문에서 자가용의 공차율이 45.7%이고 사업용 차량의 공차율이 32.9%인 상
황을 보면 국내의 물류공동화의 길이 그리 가깝지만은 않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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