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을 더욱 활성화하려면 전자상거래 화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물류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국제상학회와 한국항만물류전략연구원, 중앙대학교 해운물류사업단은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평택항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평택항에서 처리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화물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평택세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평택항의 해상특송화물 반입량은 4009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반입량의 67%에 달한다.
평택항을 통한 화물 반입 건수는 매년 평균 1000만건 증가하고 있다. 2019년 152만건을 시작으로 2020년 1335만건, 2021년 2333만건, 2022년 3204만건을 각각 기록했다.
주요 통관 품목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직구 물품으로 가정용 전자제품, 문구와 완구, 레저용품 등이다. 다롄, 옌타이, 웨이하이 등 중국 항만을 중심으로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다.
방희석 항만물류전략연구원 원장은 “오늘날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전자상거래 발전에 기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에 항만과 물류 영역에서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평택항 중심의 항만 운영과 배후단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정책적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석구 경기평택항만공사 사장은 “평택항 전자상거래와 한중물류협력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이번 세미나는 향후 평택항, 그리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물류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원 성결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평택항의 전자상거래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물류센터 구축이 긴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물류센터를 확보하면 물동량이 증가하고 결국 국가 수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태원 성결대학교 교수는 배후단지에 물류센터를 건설해 평택항이 전자상거래 중심 항만으로 도약할 것을 주문했다. 정 교수는 “전자상거래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8%”라며 “앞으로 국경 간 전자상거래에서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항만 중심의 해외공동물류센터 등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 교수는 현재 항공으로 대부분 수입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관련 화물을 해상(카페리)으로 옮겨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자상거래 수입 금액은 인천국제공항이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인천항 2억2000만달러(약 3000억원), 평택항 1억2700만달러(약 1800억원) 순이었다.
그는 “평택항 이용 시 해상특송의 경우 항공에 비해 시간은 2일 더 걸리지만 비용은 약 60%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상운송을 활용하면 부피와 무게에 제한이 없어 적시 적재에 필요한 상품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황두건 경기평택항만공사 팀장, 김광춘 옌타이시 국장, 정태원 성결대 교수, 방희석 항만물류전략연구원 원장, 이성우 KMI 센터장, 이충배 중앙대 교수, 김종길 경희대 교수, 박근식 단국대 교수 |
“글로벌 공급망 중심지 中에서 美 동부·멕시코로 바뀌고 있어”
이어진 토론에서도 배후단지 개발과 전자상거래 전용 물류센터 구축 등을 이뤄내 평택항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라 나왔다.
박근식 단국대 교수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배후단지가 평택항에 조속히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프라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정체 상태인 평택항의 물동량을 배후단지 개발로 풀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 교수는 “현재 평택항은 기로에 서 있다. 운영 고도화를 통해 내실을 가져가야 하는데 배후단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길 경희대 교수는 도와 시, 항만공사가 공동으로 역직구 물량을 집화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전용센터를 구축해 평택항이 운영 내실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평택항의 부두 건설은 현재로서는 더 이상 개발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세관 특송센터와 중소기업 전용 전자상거래 물류센터를 건립해서 평택항의 운영 내실화를 가져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글로벌 물류 공급망의 중심지가 중국에서 미국 동부와 멕시코로 옮겨갈 거란 예측도 나왔다. 중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관세 조치 강화, 파나마운하 확장에 따른 대형선 통항, 서안에 비해 많은 항만, 중국의 인건비 상승, 낮은 세금 등이 영향을 미치며 전 세계 공급망 판도가 바뀔 거란 설명이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센터장은 “미국 서안은 항만이 5~6개에 불과한 반면, 동안은 35곳이 넘는다. 파나마운하도 확장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고 있으며, 멕시코-미국도 6일이면 물류가 가능하다. 투자가 집중되고 있고 상황이 바뀌고 있어 앞으로 서안이 아닌 동안, 멕시코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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