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15 13:47

한.일 조선공학 인력 '부익부 빈익빈'

세계 최강의 자리를 굳힌 한국 조선업계와 2위로 밀려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는 일본 조선업계가 우수인력 확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조선관련 학과 출신의 절반 가량이 국내 조선소에 취업해 대규모 고급 인력 확보에 성공했다.

반면 일본의 조선관련 학과 졸업자들은 자국 조선업의 불투명한 전망 등을 이유로 조선소 취업을 기피하고 다른 분야로 진출하면서 조선업체로의 취업률이 20%대에도 못미치고 있다.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추산한 수치에 따르면 작년 서울대, 부산대, 인하대 등 전국의 11개 조선공학과에서 배출한 600여명의 졸업생 가운데 절반인 300여명이 국내 조선소에 취직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250명 가운데 60여명, 삼성중공업은 신입사원 350명 중 90명이 조선공학과 인재들로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STX조선까지 합치면 300여명에 달한다.

2004년의 경우 국내 11개 대학의 조선공학과 졸업생 621명 가운데 265명(43%)이 국내 조선소에 취업하는 등 고급인력 유입이 꾸준한 편이다.

반면 일본은 8개 대학의 조선관련 학과에서 지난해 배출한 졸업생 490명 중 겨우 80명(16.3%)만 조선소에 취직했으며, 올해 3월 졸업 예정자 가운데는 76명(17.6%)에 불과하는 등 조선업 기피 현상을 보였다.

특히 수재들의 집합소인 도쿄대 조선해양시스템학과의 경우 올해 3월에 졸업하는 132명 가운데 겨우 2명만 조선소에 입사하고 나머지 졸업생들은 다른 업종에 취직해 일본 조선업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이 현상은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후 조선학과를 신설, 졸업생들의 50% 이상이 조선소에 취직해 호황을 누렸지만 90년대 들어 조선 불황으로 졸업생들이 해운사나 해양개발회사를 선호하는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조선업계는 전후세대의 정년 퇴직에 앞서 대졸 신규 조선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양 산업이라는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고 산학협력 체제 강화를 통해 졸업생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한국 조선소들 또한 국내 조선공학도들이 해운사 등 타직종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막기위해 대학생 인턴제를 적극 활용하는 등 조기 우수 인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측은 "일본은 조선업이 사양산업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졸업생 또한 취직을 기피하는 반면 한국은 우수 인재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면서 "일본이 50여년간 조선 분야를 제패했다면 이제 한국은 우수인력을 바탕으로 설계나 연구 분야마저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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