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12 10:56
이라크 테러단체가 미국의 군수물자를 나르는 주요 해운사에 테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서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평화정착과 재건사업에 필요한 군수물자 해상수송 작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슬람 단체인 '이라크 이슬람총본부'는 최근 아랍 인터넷 사이트인 '알바스라'에 한국의 한 해운업체와 미국의 텍사스코 등 세계 주요 10개 해운사를 지목해 "미국 군수물자를 수송할 경우 선박을 폭파하겠다"는 테러경고 메시지를 올린 것.
이라크에서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는 미군을 지원하는 국가의 선박에 테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이는 미국을 압박하고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으로도 보인다.
군당국은 이라크의 평화정착과 재건사업에 필요한 장비와 군수물자 수송을 목전에 두고 선박 테러 경고가 나오자 이미 세워둔 해상수송 작전계획을 면밀히 재점검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장비 등 군수물자를 선적하기 시작한 2만5천t급 민간수송선 2척은 40여일간의 항해 끝에 8월중 쿠웨이트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군은 테러공격에 대비해 출항 날짜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극도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군은 테러리스트들이 해상에서 수송선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하푼 대함미사일과 시스패로 함대공미사일, 수퍼링스 헬기 등을 탑재한 3천200t급 구축함인 광개토함으로 호위하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특히 광개토함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수중폭파와 대테러작전 임무 수행이 가능한 해군특수전여단(UDT/SEAL)소속 요원들이 탑승하게 된다.
UDT/SEAL은 해군 최정예 특수전부대로 UDT(수중폭파반), SEAL(육해공 전천후 작전팀), EOD(폭발물처리반), 해상대테러 부문 전문 요원들로 구성돼 있다.
테러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이들은 헬기에서 밧줄을 이용해 수송선 갑판에 내려 해당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광개토함은 미 해군정보국(ONI)이 개발해 해군이 도입 운영중인 첨단 해양감시정보체계(KOED)를 통해 미 태평양군사령부와 중부군사령부로 부터 실시간으로 전송된 해상 테러와 관련한 정보도 수신해 해상 테러에 대비할 계획이다.
또 군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대를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테러리스트들이 알-카에다와 직.간접으로 연계돼 있는 만큼 말라카 해협 등지에서 테러 위협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송선에도 특수전 요원들을 승선시키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3년 6월과 98년 10월 대만 인근 해상과 94년 2월 홍콩 해역, 2003년 6월 방글라데시 근처 해상을 항해중이던 한국 국적 화물선에 총기로 무장한 해적들이 강제 승선했고, 2003년 2월엔 말라카해협서 강제승선을 시도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군은 해상수송 작전기간에 주한 및 해외무관을 통해 수송선이 지나는 인근 국가의 해군 및 해상치안 기관과 24시간 연락.협력이 가능한 비상망을 구축하고 유사시 정보교류 등 협력체제를 가동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창군 이후 최장거리 수송작전을 성공리에 마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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