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28 10:04
(부산=연합뉴스) 손길승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7회 동아시아 국제심포지엄에서 `한국의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전략과 재계의 대응'이라는 기념강연을 통해 "동북아 경제통합을 위해서는 기업간 협력이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최근 국제경제 환경은 세계화와 더불어 블록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동북아 지역은 역내경제권 통합 내지 연대 움직임이 가장 미진하다"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19세기말부터 20세기초에 진행됐던 서세동점(西勢東占)과 유사한 결과가 재현될 지도 모르며 경제전쟁 패배의 결과는 군사력에 의한 지배보다 더 가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동북아가 대립과 불신의 역사를 극복하고 세계경제의 주역으로서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협력체제가 필연적"이라고 주장하고 "이 지역의 역내통합효과는 그 어느 지역연합보다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북아 경제협력체제를 통해 각국의 산업 및 지역경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과 생산기술, 일본의 자본과 첨단기술, 중국의 노동력과 거대한 시장 등 한중일 3국이 상호보완적인 경제위상을 활용해야 한다고 손 회장은 주장했다.
손 회장은 "최근 역내 각국의 기업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개별기업이나 한 국가에 초점을 맞춘 구조조정은 한계가 있다"며 "각국 기업이 협력관계에 바탕을 둔 구조조정을 논의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면 기업의 상호공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가적 측면에서도 상호신뢰 증진과 공동번영을 달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한중일 3국을 비롯한 역내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협력할 분야는 정보통신, 에너지 환경, 전기전자 등 무궁무진하며 철강,조선, 석유화학 등의 분야에서는 각국 기업들이 현재의 생산설비를 효과적으로 재배치하는 방법을 논의할 필요도 있다"고 제시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주도해 몇몇 산업에서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성공을 거둔다면 동북아 전체산업에 대한 협력방안이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각국의 금융협력이나 거시정책 공조 등의 정책적 신뢰까지 더해진다면 글로벌 기업의 출현과 동북아 경제공동체 건설도 훨씬 수월해 질 것이라고 손 회장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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