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09 14:29

주요 국제해운사, 아시아-북미 화물운송 예약 거부

(서울=연합뉴스) 미국 서부지역 항만노조의 파업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 주요 해운사들이 아시아-북미항로의 화물운송 예약을 거부하고 있다고 싱가포르 비즈니스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해운사인 메르스크 씨랜드를 비롯한 주요 해운사들은 파업사태로 소속 선박들이 하역을 하지 못한채 외항에 머물면서 선박 및 컨테이너 박스 부족 현상이 발생, 운송 예약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주말 항만 사용자측인 태평양해운협회(PMA)와 부두노동자를 대표하는 국제연안창고노조(ILWU)간의 노사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예약거부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됐다.
메르스크 씨랜드의 제스퍼 프래스텐스가드 아시아지역 수석부사장은 "더이상 사태가 악화될 수 없을 정도"라며 "그렇지 않아도 저운임에 허덕이고 있던 해운사들의 연말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부항만의 29개 항구가 폐쇄됨에 따라 아시아지역 수출업체들과 해운업체들은 동부항만 이용을 고려하고 있으나 서부항만까지 가는 시간이 통상 14-20일인데 반해 동부해안의 경우 23-27일에 달해 추가 비용부담이 적지 않아 해당 업계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고 비즈니스타임스는 전했다.
게다가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동부항만의 경우도 최근 크리스마스 연휴를 겨냥한 수출 화물이 집중되고 있는데다 파업사태가 동부항만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물류난이 점점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됐다.
이밖에도 미국행 해상물류 차질로 인한 해운능력 부족현상으로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수출물류에도 차질이 확산되고 있어 해운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물론 아시아지역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콩해운협회의 짐 푼 회장은 "미국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극동지역 해운물류 차질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태가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물류정상화를 위해서는 한두달이 더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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