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8-02 09:22

곤두박질친 수출과 해운업계의 진로

수출이 올들어 곤두박질치며 깊은 수렁에 빠졌다. 지난 7월에는 전년동기대비 20%가까이 감소하면서 6개월 연속 뒷걸음쳐 무역업계는 물론이고 해운업계 관계자들도 큰 시름에 잠겨있다. 반세기만에 오는 최악의 상황이라는 얘기도 들리고 있어 그동안 정부의 수출지원 대책회의가 물거품이 된 꼴이다. 이같은 수출감소율은 월별 무역통계가 남아있는 지난 1967년 1월 이후 월간기준으로는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산자부가 발표한 7월중 수출입실적(통관기준)에 따르면 7월중 수출액은 115억7천만달러로 잠정집계돼 전년동기대비 20%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수출액은 99년 8월이후 23개월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수출이 특히 올들어 맥을 못추는 것은 반도체 수출시장에 불어닥친 가격 폭락 등의 원인 주된 요인중의 하나다. 반도체 D램 가격의 폭락과 수출감소영향으로 반도체 적자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반도체 가격의 작년의 3/1수준도 못되는 경우가 많고 휴대전화등에 쓰이는 비메모리 반도체 수입은 크게 늘어 반도체가 수출 적자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격세지감을 느낀다.
반도체이외에 컴퓨터, 섬유류,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수출제품들이 대거 큰 하락세를 보여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수출이 어려운 상황은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반도체, PC, 석유화학, 화섬 업종에서는 공장마다 가동률이 떨어져 분위기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반도체공장에선 여름휴가를 구실로 조업을 단축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화섬업계는 주요 수출국가의 섬유경기가 안좋아 고전중인데다 일부 업체들은 노사간 갈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의 경우 경제성장기여율 61.4%, 외화가득률 56.3%, 취업유발기여율 10.8% 등으로 수출이 우리경제에 어느정도의 숨통을 쥐고 있는가는 이 수치로 잘 파악할 수 있다.
세계 경제의 침체속에 미국, 일본지역으로 나가는 수출이 크게 줄었고 최근에는 유럽, 동남아지역 수출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중국 수출도 지난 6월부터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지 않을 경우 국내 수출입업체는 물론이고 해운업계에 오는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해운업계도 30년만에 오는 불황이니 하는 얘기가 올초부터 거론되고 있어 분위기가 썰렁한데 하반기를 시작하는 7월 수출이 이처럼 곤두박질을 쳐버렸으니 좀처럼 기댈만한 곳이 없는 것이 요즘 해운업체들이다.
수출이 줄고 물량도 덩달아 감소해 울상인데 공급은 크게 늘어 운임경쟁은 심히 치열하기 짝이 없다. 제살깎아먹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각 주요항로에서 선사들간의 출혈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일수록 선사들간에 협의체를 통해 집안 단속을 더욱 철저히 하고 운임을 덤핑하는 업체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는 대책안이 화급한 실정이다. 그렇지 않으면 공멸할위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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