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6-12 10:09

양 항공사 노사협상 막판 쟁점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지난해 10월 국내 첫 항공사 파업을 강행했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8개월만에 재파업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운항규정심의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안' 등 안전운항제도 개선에 관한 사안이 회사측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종사노조는 단체협상 보충협약 부분인 이 안건들이 항공기 안전운항과 직결된다며 협상의 주요 안건으로 상정하려 했지만 회사측은 협상 안건을 임금 부분에만 한정하자고 맞서고 있다.
임금 부분도 협상 테이블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진 않았지만 노사간 상당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회사측은 노조가 요구한 15개 수당 인상안을 모두 받아들이게 되면 인건비 증가율이 56.5%에 이른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반면 노조측은 실질 증가율이 20.9%라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미 기장의 평균 연봉이 1억65만원에 이르는 등 조종사 급여가 미국의 중급 항공사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노조측은 2배 가까이 급여를 많이 받고 있는 외국인 동료 조종사들과 형평을 맞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조종사노조가 10일 입수한 회사측의 `파업대책' 문건이 막판 타결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FCU(조종사노조) 임금교섭 경과 및 대책'이라는 이 문건이 노조를 불법파업으로 몰아가 와해시키려는 시나리오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측은 노조의 파업을 여러 케이스별로 예상해 대책을 세운 내부 문건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아시아나항공 노사간 협상은 대한항공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조종사노조를 제외한 객실승무원 등으로 구성된 아시아나 노조는 당초 기본급 16만7천500원(대리 초임기준 12%) 정액 인상과 기존 직무수당의 67.7% 인상, 인천공항 근무수당 등 7개 수당 신설 등을 주장했지만 협상이 진행되면서 기본급 9% 정률인상과 3개 신설 수당 철회 등 하향 조정된 수정안을 제시하고 있다.
회사측도 기본급 4.5% 인상을 고수하다 전문직군 중 3급(대리)과 4급(사원) 직원에 한해 기본급 7% 인상 등 수정안을 내놓으며 한걸음 물러섰다.
아시아나 노사는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지만 입장차가 여전히 너무 커 막판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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