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은 전대미문의 국가성장을 이루어 왔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정부의 리더쉽과 대대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대기업 중심의 성장모델이 있었고 이를 뒷받침할 일관된 국민적 열망이 있었다. 그러나 푸른 뱀의 해 을사년을 맞은 이 시점에서 국가의 미래를 생각할 때 참으로 암울하기 그지없는 세 가지 환경변화가 우리를 엄습하고 있다.
우선 국내적으로 대통령의 탄핵사태로 인한 정치적 공백상태가 외교적, 경제적, 안보적 측면에서 엄청난 손실을 초래하고 있으며 환율의 급등과 외국자본의 유출로 인하여 국제경쟁력의 저하, 경제성장의 둔화, 산업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글로벌 첨단산업에서 경쟁하는 삼성, SK하이닉스, LG 등 선두기업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다.
두 번째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우리나라에 상당한 도전과제를 안기고 있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이나 세계무역기구의 규정을 무시한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정책을 위시하여 미중 무역 갈등의 심화, 미국 생산기지화, 수입품 관세인상, 법인세의 인하, 리쇼링의 유도, 공급망 세포화 전략 등 어느 것 하나 예사롭지가 않다. 대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거의 모든 산업과 기업들이 전례 없는 영향과 고통을 받을 것이다. 특히 물류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고 국내 로컬 물류기업들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로는 숨 쉴 새 없이 새롭게 발전하는 인공지능시대에 반도체 선진국인 한국이 부지불식간에 인공지능 선도국이 아닌 후발국으로 전락해버렸다는 사실이다. 보스턴 컨설팅그룹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의 AI(인공지능)수준은 AI 선도국인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영국, 중국에 끼지 못하고 있으며 호주, 핀란드, 프랑스, 독일과 함께 AI안정적 경쟁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해 AI 투자규모는 30억달러로 미국 874억의 3.4%에 불과하며 AI 연구 인력도 2.1만명에 불과해 44만명에 이르는 중국의 5%에 불과한 실정이다. AI가 세상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는 마당에 한국은 AI시대에 AI 예산을 90% 삭감하는 삽질을 하고 있다.
제조·금융 등 전 분야 AI혁명 ‘진행중’
이제 AI가 제조업, 헬스케어, 금융, 교육 등 모든 면에서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 AI가 과학의 혁신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신소재 물질개발과 생화학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퀀텀 점프를 이루어내고 있다. AI에이전트는 사용자 대신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학습과 개선을 수행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시대가 되면서 스스로 연구하는 AI 과학자, AI 화학자로 탄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한국이 AI 강국에서 탈락하게 된 원인은 AI에 대한 투자나 법, 제도적인 준비가 부족할 뿐 아니라 인재양성도 부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게 법을 잘 만들기로 유명한 한국의 국회가 당략적인 정쟁에 빠져 ‘AI기본법’ 조차 만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가경쟁력을 좀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주 52시간제’는 전문성과 집중력을 요하는 반도체 산업의 24시간 연구개발시스템을 무너뜨렸다.
하루 속히 정부 주도로 AI산업 지원 및 규제 개혁을 담은 AI기본법을 서둘러 제정하여야 하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민간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여야 한다. AI는 독과점적 성격이 있어 비교열위에 있는 기업들은 다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희망은 있다고 한다. 일본과 달리 디지털 플랫폼역할을 할 네이버가 국산검색엔진으로 자리잡고 있어 구글에 대항할 수 있고 카카오가 있어 데이터 수집의 근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AI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첨단화되어야 하는 우리나라의 물류산업의 실태는 어떠한가? 글로벌 물류시장에서는 이미 선진국 선도물류기업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상당한 자본력과 정부의 지원으로 글로벌 물류시장의 네트워크를 장악해왔다. 이들은 재빨리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물류에 접목시킴으로써 그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물류시장의 첨단화를 선도하고 있는 선도기업들은 전력을 다해 물류 DX(Digital Transformation)를 마치고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블럭체인 등의 4차산업혁명 기술을 물류에 적용한 물류4.0시대를 이끌고 있다. AI기술을 적용하여 물류운영의 최적화를 통하여 공급망관리를 혁신하고 있으며, 재고관리의 최적화를 동시에 자동화기술을 물류에 적용하여 물류창고의 혁신, AI기반 자동화창고, 자율로봇, 드론기술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AI 제어 로봇이 창고를 정리하고 운반하는 동시에 예측배송시스템을 완성하였으며 DHL은 AI기반 물류시스템을 최적화하였다. 월마트도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으며 UPS는 로봇시스템의 도입, AI를 활용한 배송경로를 개선하여 날씨, 교통적체 등의 문제를 최적화하고있다. 우리나라의 쿠팡도 물류DX를 완성하였고, 대한통운, 삼성SDS, LG CNSS도 AI, 빅데이터 기술 을 활용한 물류 고도화를 달성하고 있으나 글로벌물류시장의 발전속도를 추종하는 정도에 불과하며 세계를 선도하는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물류 플랫폼 기업이 없다.
AI로 물류 전 과정 예측분석 가능해져
인공지능 AI는 물류와 접목됨으로써 물류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동시에 물류시장의 신기원을 개척하고 있다. 첫째 물류 전 과정에 대한 예측분석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AI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바탕으로 최적재고, 최적물류비용 등을 실현하는 시대를 만들고 있다. 둘째는 물류창고 내에서의 보관, 인출, 풀필먼트 수행에 휴머노이드 로봇, 드론이 사용되어 엄청난 효율과 생산성이 높아진 것이다. 셋째로는 운송분야에 자율주행이 도입됨으로써 배송시간의 단축과 비용절감, 온실가스의 절감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넷째로 챗봇과 가상비서가 백엔드 운영과 프론트엔드 고객을 응대하기 때문에 고객의 만족도가 현격하게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챗봇과 가상비서가 실시간으로 물류과정 전반에 걸쳐 문제를 판단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 각종 오류를 감소시키고 비용절감과, 효율성의 향상,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고객의 만족도 제고는 물론 생산성 향상, 확장성, 물류과정 전반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특히 기존의 생성형 AI와는 차원이 다른 인공지능의 최종판인 ‘AI에이전트’가 물류에 적용되는 경우 사용자의 개입 없이 하나의 인공지능 기반의 물류네트워크 체제 내에서 퍼스트마일, 미들마일, 라스트마일이 일사분란한 물류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비록 AI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있지만 AI에이전트 물류시대에 신속한 대응을 통하여 아마존, 알리바바를 능가하는 글로벌 물류 플랫폼 강자로서 부상하는 기적을 이룩하여야 한다. 우리나라 글로벌 물류 플레이어들은 신속하게 물류 전 과정에 AI에이전트 시스템을 구축하여 옴니채널에서 상거래, 금융, 결재, 물류, 보험 등이 완성되는 플랫폼시장의 강자로 등장하여야 한다.
앞으로 글로벌 물류시장은 AI에이전트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얼마나 과감하게 물류현장에 구현하느냐에 따라 물류강자와 약자가 나누어질 것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비중이 커질수록 AI에이전트의 역할이 커질 것이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다.
먼저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물류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중국, 아시아 지역과 글로벌 물류 플랫폼의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는 동시에 전자상거래 물류를 겨냥한 크로스보더 물류에 집중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나라와 직구, 역직구 거래가 많은 중국, 일본, 동남아 지역의 국가들을 겨냥한 크로스보더 물류를 겨냥하여 AI에이전트를 강화시켜 네이버, 쿠팡 등의 플랫폼을 강화하는 동시에 역직구를 위한 직배송 솔루션, 직구를 위한 전자상거래 국제물류센터를 강화하여야 한다.
셋째, 글로벌 전자상거래의 직구 역직구 증가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항만형 자유무역지역을 현재의 5개 무역항에서 전국의 중소형 무역항 31개항에 배후단지를 개발,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하여 직구, 역직구를 위한 시설을 확보하여 전자상거래 시대의 미래에 대비하고 우리나라의 글로벌 물류 허브화에 기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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