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여러 해외 지사와 현지 파트너사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이에요. 제 행동이 회사를 대변하게 되는 만큼, 떳떳하게 일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파나코로지스틱스 서울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김선아 차장은 영업 업무를 관통하는 건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와 현지 에이전트의 징검다리인 만큼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거짓 없이 영업한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파나코로지스틱스는 외국에 본사를 둔 한국계 회사로, 전 지점에 한국인 직원을 둬 국내 고객사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파나코로지스틱스는 1997년 설립된 홍콩 본사를 비롯해 중국 대만 베트남 등지에 총 17개 법인을 운영하는 다국적 국제물류주선(포워딩)업체다. 직원 280여명이 해외 파트너사와 협력해 국가·지역별 특성에 맞는 해상, 항공, 창고, 내륙운송 등 복합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북중국 지사는 선박, 동남아시아 지사는 항공을 전문으로 대리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남중국 지사에선 바지선, 위험물 취급 창고 서비스, 로로선을 이용한 전기차, 특수장비 운송을 담당한다. 최근엔 에어인천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남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항공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국내에도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는 서울 연락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시기에 홍콩·중국을 오가기 힘들다보니 중간에 영업을 돕는 연락망을 마련했다. 김 차장은 이곳에서 파나코로지스틱스와 각 지사를 홍보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직접 만나 소통 과정의 오류를 바로잡거나 물류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안을 조율하는 것도 그의 업무다.
김선아 차장은 올해로 13년차에 접어든 베테랑 물류인이다. 경력 중 절반을 중국에서 채웠다. 중국이 워낙 많은 사람, 많은 화물이 오가는 곳인 만큼 그도 다양한 사건사고를 접했다. 그 경험은 한국에서도 유연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토양이 됐다. 그는 “웬만한 일에는 면역이 생겼다. 직접 말로 풀다보면 실마리가 생긴다”며, “물류업이 어려운 점도 많지만 제 노력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는 걸 보면 많은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한진해운의 마지막 선박 스케줄을 처리한 일이다. 업계에서도 큰 사건이었고 개인적으로도 컨테이너를 실어 보내면서 많은 고생을 했다.
“중국 닝보에서 물류회사에 다닐 때였어요. 갑자기 한진해운이 문을 닫게 되면서 장기간 남아 있던 화물을 꼭 보내야 한다고, 선적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죠. 불 꺼진 한진해운 사무실과 부두를 사방으로 뛰어다닌 기억이 납니다. 닝보항에 묶인 화물을 빼오고 재작업하고…. 일이 해결된 뒤 컨테이너가 실리고 선박이 출항하는 것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어요. 회사의 존폐가 걸린 일을 해결했다고 감사 인사를 들을 때 뿌듯했어요.”
그는 여러 가지 운동을 꾸준히 하는 운동광이다. 체력이 받쳐줘야 일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기관리도 일의 연장이라고 생각해요. 계속 사람을 만나고 즐겁게 소통하려면 체력이 있어야죠.”
김 차장은 해가 갈수록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며, “그저 무탈하게,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새해 소망을 전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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