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항공화물이 올해 상반기 성장세를 나타냈다. 고유가 기조 전망에도 해상 운송이 원활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항공 운송이 반사 이익을 누렸다. 또 중국발 전자상거래 수출 활성화에 힘입어 우리나라가 처리한 해상-항공 연계운송(시앤드에어) 물동량도 증가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당시 증가했던 화물기는 팬데믹 시기가 끝난 지금도 운항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의 화물기 운항횟수는 2019년 상반기 1만7238회에서 2022년 같은 기간 4만3688회로 153% 폭증했으며, 올해는 2만4774회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2만5720회)와 비교하면 3.7% 줄었지만 코로나 이전 시기보다는 여전히 44%가량 많은 수치다.
인천공항에서 처리한 국제선 화물은 144만7358t를 기록, 지난해 동기간 131만4781t보다 10.1%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엔 2022년(155만2586t) 대비 15% 감소했지만 3분기부터 반등했다. 이후 하반기 142만9354t의 화물을 나르며 1년 전 139만3250t보다 2.6% 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상승세가 지속됐다.
인천공항을 거치는 환적 화물도 증가했다. 2019년 상반기 49만8260t에서 지난해 53만5664t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7.7% 늘어난 57만6929t을 기록했다. 코로나 시기와 비교하면 115.8% 회복률을 보였다.
2분기 시앤드에어 화물 60% 급증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자상거래 증가가 물동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집중적으로 중국 미주 지역의 시앤드에어(Sea&Air) 신규 화주를 유치하는 마케팅을 펼친 결과 해상-항공을 연계한 화물이 대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인천공항은 1분기(1만9266t) 대비 64.2% 증가한 3만1644t을 2분기 동안 달성했다. 지난 한 해 인천공항의 시앤드에어 화물 실적은 개항 이래 최대인 9만8560t으로 집계된 바 있다. 화물 출발지의 99.6%는 중국이었으며, 국내 도착 항만은 인천항(37.3%) 군산항(31.8%) 평택항(30.4%) 순으로 나타났다.
공사 측은 "최근 중국계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판매시장 다각화에 나서 하반기에는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등으로 전자상거래 화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사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국내 3개 항만에서 인천공항까지 운송 시간을 비교했을 때 총 소요시간은 인천항 출발이 4시간39분 걸려 가장 빠르지만 실제 공항 도착시간은 군산항(14시20분)이 다소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한국 내 도착 항만에 관계없이 인천공항으로 화물이 도착하는 시간은 거의 비슷하다고 판단, 시앤드에어 루트를 이용할 때 인천공항을 선택하면 안정적인 물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국내 항공화물 실적도 강세를 띠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전체 항공화물 수송량은 전년 131만9116t 대비 10.3% 늘어난 145만5876t을 기록했다. 도착 화물은 67만4931t에서 74만3326t으로 10.1%, 출발 화물은 64만4185t에서 71만2549t으로 10.6% 각각 증가했다.
물류기업들은 이 같은 항공화물 실적 증가세를 홍해 사태, 파나마운하 가뭄 등 외부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 항공물류기업 관계자는 "해운이 막히고 선복이 부족해지면서 항공으로라도 보내려는 움직임이 늘었다"며 "항공 운임도 올랐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올해 더 수요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시앤드에어 화물은 인천공항 집계만큼 증가세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평이다. 관계자들은 최근 중국과 홍콩, 대만 등에서 항공 운임이 한국에 비해 낮아지면서 시앤드에어가 필요한 화물은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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