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4-20 17:43
국적외항선사들의 주총도 대부분 끝나고 작년도 재무현황이 속속 밝혀지면서 해운전문가들의 해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 외항선사들의 경우 일부선사를 제외하고는 작년에 장사는 잘했으나 환차손, 유가급등 등의 외부환경요인으로 오히려 적자를 봐야 하는 실속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중견 외항선사들은 긴축경영과 항로 다각화등을 통해 적게나마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내실있는 장사를 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미 달러에 대한 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해운선사들의 경우 환차손에 어려움을 겪었고 여기에다 유가급등으로 운항원가가 상승하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물론 운임을 달러로 받는 것이 관례인 해운선사들에게 있어 환차익부분도 있었겠지만 전반적인 비용면에서 환율로 인해 재미를 못본 셈이다.
특히 한중항로, 한일항로 더나아가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의 경우 우리나라 최대 해운시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일본경제의 침체로 인해 출혈경쟁에 가까운 집화경쟁으로 운임이 하락세를 보여 매출에 타격을 받기도 했다. 협의체의 룰이 무시되는 항로 무질서 현상이 나타나는 등 선사들간의 제살 깎아먹기식 영업행태로 인해 매출은 많이 올렸을 지는 몰라도 수지타산을 따져보면 허망한 장사를 한 업체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중항로의 경우 수입항로는 농산물 등 잡다한 상품들이 중국으로 꾸준히 들어와 운임이 큰 변동없이 안정을 찾고 있으나 수출항로는 선복과잉에다 중국정부의 통관규제강화 등으로 운임덤핑이 자연스레 성행하는 항로의 문란성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한일항로의 경우도 일본경제의 깊은 침체로 수출물량이 답보상태인데다 선복을 증강되고 있어 운임이 큰폭으로 하락됐다. 일부 선사는 오래전부터 한일항로 안정의 버팀목이었던 풀제의 혁신적인 개선을 내세우며 컨테이너 풀제 탈퇴를 발표하는 등 문제의 심각성을 보이고 있으나 한국근해수송협의회측의 부단한 노력으로 한일항로의 경우 운임안정화를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나라 대표선사중의 하나인 모선사가 유럽 항구에서 용선료를 지불하지 못해 선박이 억류되는 외신 기사를 접하기도 해 국적외항선사들의 경영여건이 일부 선사를 제외하고는 매우 나쁜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 해운전문가들의 지적이다.
IMF시대에 유행처럼 돼버린 국적선사들의 선박 매각, 그리고 용선운항체제 전환등으로 최근에는 비싼 용선료에다 달러화 강세로 그 부담이 크게 가중된 상태다. 호황시 높은 선가로 선박을 확보한 일부 국적선사들이 현 시황에서 수지를 맞추기 어려움 점도 상황을 어렵게 하는 징표라는 지적도 있어 국적외항선사들의 전반적인 영업실태 점검과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더욱 배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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