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임 장관 후보로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송상근 전 해수부 차관이 거론되고 있다. 법학자와 정통 관료 출신의 경쟁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김인현 교수와 송상근 전 차관을 해수부 장관 후보 명단에 올리고 인사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해상법 전문가인 김인현(64·
아래 사진 왼쪽) 교수는 해박한 지식과 폭 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현재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축산항이 있는 경북 영덕이 고향으로, 영해고등학교와 한국해양대학교 항해과(34기)를 나왔다.
일본 산코기센에서 선장으로 근무하다 선박 침몰 사고를 겪은 뒤 해상법 공부의 중요성을 느껴 뒤늦게 고려대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고 법학자의 길을 걷게 된 이력은 유명하다. 목포해대와 부산대를 거쳐 2009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장 경험과 전문 지식을 두루 겸비한 건 강점이다. 해수부와 해양수산개발원(KMI) 정책자문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고 국내 해운 역사의 최대 비극이라 할 수 있는 한진해운 사태를 다룬 <한진해운 파산 백서>의 저자로 참여해 해운산업 재건의 방향을 제시했다.
최근엔 900여 명의 회원을 둔 해운물류 분야 국내 최대 온라인 강의 커뮤니티인 ‘바다 저자·전문가와의 대화’ 운영 대표로 활동하면서 해운과 수산 조선을 아우르는 정책 대안을 활발히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송상근(54·
아래 사진 오른쪽) 전 차관은 30년간 해운항만청과 해양수산부에서 근무한 해양 행정 전문가다. 해수부 재직 시절 온화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성품으로 부처 안팎에서 두터운 신망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진주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송 전 차관은 1992년 치러진 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다.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 서기관, 항만민자계획과장, 항만물류기획과장, 해양환경정책관, 대변인, 해양정책실장 등을 거쳐 윤석열 정부 초대 해수부 차관을 지냈다.
이 밖에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해양수산비서관 행정관, 문재인 정부 시절 주(駐)영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일했다.
해수부 요직을 두루 거쳐 해양수산 분야 전문성이 높고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차관 시절 국제 사회의 온실가스 규제에 대응해 해운산업 탈탄소 전략 수립을 주도하고 HMM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발주를 이끌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대변인을 지내 언론 이해도가 높고 소통을 중시한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두 후보와 함께 전남 광양이 고향인 박성현(57) 여수광양항만공사(YGPA) 사장도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박 사장은 순천고와 한국해양대 항해학과(40기)를 졸업한 뒤 모교인 한국해양대에서 선박공학 석사, 일본 규슈대에서 선박시스템공학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김인현 교수의 대학 6년 후배다.
그는 20여 년간 목포해양대 교수로 일하며 후학 양성에 힘쓴 해양 교육자다. 목포해양대 총장을 거쳐 2021년 말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에 부임해 지역 항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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