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한국 기업 최초로 남미 콜롬비아에서 선박대리점사업에 진출한 태웅로직스의 현지 사업이 관계 기관의 관심 부재로 난항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태웅로직스는 우리나라를 넘어 남미 물류시장을 공략하고자 10년 전부터 현지화에 힘썼고, 지난해 7월 현지법인인 TGL콜롬비아를 통해 선박대리점사업 면허를 취득했다.
이 같은 소식은 한 달 뒤 현지를 방문한 국회특사단에도 알려져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특사단 단장을 맡았던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은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기관에 해외에 진출한 중소·중견 해운기업을 지원 육성하는 부서를 신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귀국해 지난해 8월18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국익 보호 차원에서 해외에 진출한 한국 선박대리점을 국적선사가 이용하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앞으로 ‘해외 물류시장 개척 지원 사업’ 등을 통해 국적선사가 해외에서 활동 중인 국적 대리점을 이용하도록 하고 향후 이들 대리점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국회와 주무 부처 장관이 1호 남미 선박대리점 사업자 지원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업체는 관련 사업을 전혀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TGL콜롬비아는 HMM과 현대글로비스 등 현지에서 해운사업을 벌이는 국적선사와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화물을 집화하고 운항과 선박 입출항 업무를 대리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콜롬비아 내 선박대리점사업을 조기에 안착시키고자 여러 차례 국내 물류기업과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우리 정부기관이 참여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해외에 진출한 우리 중소 해운물류업체들과 국적선사가 상생 협력할 수 있도록 정부 측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태웅로직스의 남미 해운대리점사업은 교착 상태다. 국적선사와 물류기업들은 기존에 거래하던 외국계 기업을 통해 화물을 처리하고 있고 선박 운항을 진행 중이다.
이도경 TGL콜롬비아 대표는 “십수년간 이어진 현지 기업들과의 관계를 실무자 차원에서 단기간에 중단하는 게 어렵다”고 성과가 부진한 배경을 전했다.
복지부동식 업무 처리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국내 또는 제3의 국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주재원이 남미 지역 업무를 주관하다 보니 현안 사항을 적극적으로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드는 걸 극히 꺼려하는 데다 현지와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거나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남미 진출 한국 기업 최초로 취득한 선박대리점사업 면허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빠지면서 국익 보호와 한국 해운물류 발전을 위해 정부부처와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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