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유조선(VLCC) 시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브래머에 따르면 13일자 중동-중국 항로 운임지수(WS)는 97을 기록했다. 환산 일일 용선료는 가격이 비싼 저유황유(VLSFO) 사용 기준 9만달러, 고유황유(탈황장치 장착) 기준 10만4000달러로, 일주일 만에 3만5000달러 이상 올랐다. 손익분기점(3만달러)을 3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어서 유조선사들의 고수익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의 원유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중국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VLCC 용선시장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멕시코만에서 화물을 선적해 극동으로 항해하는 계약은 중동에서 선적할 때보다 수송 거리가 길어지는 데다 반선 기간도 늦어져 수요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낸다.
영국 셸은 3월 28~30일 중동에서 선적해 극동 또는 동남아 유럽 지역에서 하역하는 내용으로 노르웨이 프런트라인의 30만t(재화중량톤)급 선박 <프런트타나>(FRONT TANA)호를 용선했다.
일일 용선료는 극동과 동남아시아가 도착지인 경우 11만달러(WS 100~105), 희망봉을 경유해 유럽으로 화물을 수송할 경우 9만달러(WS 64.5~67) 수준일 것으로 파악된다. 이 선박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마셜제도에 국적을 등록했으며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장착했다.
우리나라 에쓰오일은 3월 말 페르시아만에서 우리나라로 화물을 수송하려고 30만t급 유조선 <딜로스>(Delos)호를 그리스 선주사 엠비리코스에서 임차했다. 용선료는 일일 10만5000달러 선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미국-아시아 구간 화물 유입이 증가한 데다 중동 지역에서 3월 말에 선적하는 화물이 유입되면서 운임지수가 일주일 새 36% 급등했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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