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세계해사대학(WMU) 총장 도전은 실패로 마무리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 임기택 사무총장은 지난달 22일자로 필리핀 출신의 막스 메히아(Max Mejia·사진) 교수를 WMU 차기 총장으로 임명했다.
메히아 교수는 필리핀에서 해군과 해안경비대 등에서 근무하다 1998년 일본재단 석좌교수로 WMU에 합류해 해양 거버넌스, 정책, 경영 분야를 가르쳐 왔다. 2013~2016년 사이 필리핀 해사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미국 해군사관학교에서 학사, WMU 등에서 석사, 스웨덴 룬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그는 현 클레오파트라 둠비아헨리(Cleopatra Doumbia-Henry) 총장이 물러나는 6월29일 신임 총장에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WMU는 UN 전문기구인 IMO가 해사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자 지난 1983년 스웨덴 말뫼에 설립한 대학원 중심의 국제 교육기관이다. 학교 이사장은 IMO 사무총장이 당연직으로 맡고 총장은 공모로 선출한다. 총장 임기는 4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문성혁 전 장관도 총장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인선 과정에서 IMO와 WMU 수장을 모두 한국인에게 맡겨선 안 된다는 정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문 전 장관이 총장에 선임됐다면 6개월 정도를 임기택 사무총장과 함께 근무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었다.
한편 둠비아헨리는 8년 동안의 WMU 총장 직무를 마무리한 뒤 세계 해양 대통령으로 불리는 IMO 사무총장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도미니카와 스위스 이중국적자인 그는 1986년부터 2014년까지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수석변호사 노동기준국장 등으로 근무한 뒤 2015년 7월 WMU 총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2006년 해사노동협약(MLC) 제정을 주도한 공로를 높게 평가받아 WMU 최초의 여성 수장이자 개발도상국 출신 수장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이젠 WMU를 지휘한 경험을 토대로 IMO 사무총장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역 안배를 고려했을 때 중남미 출신인 둠비아헨리가 이사국의 관심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덴마크나 영국 프랑스 캐나다 그리스 등 구미지역과 인도 일본 우리나라 등 아시아에서 사무총장을 배출했다.
둠비아헨리 외에도 파나마 출신의 아세니오 도밍게즈 IMO 해양환경국장, 케냐 출신의 낸시 카리기투 IMO 명예대사, 방글라데시 출신의 모인 아메드 국제이동위성기구 사무총장, 수아트 하이리 아카 전 튀르키예 교통부 해양차관 등이 후보군으로 지목된다. 이 중 도밍게즈와 카리기투는 이미 공식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국 해운전문지인 로이즈리스트는 이들 5명과 함께 유럽권 국가에서도 한 명의 후보가 나서 6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기택 현 사무총장의 임기는 올해 말이며, 차기 사무총장 선거는 7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치러진다. 후보 신청은 이달 31일까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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