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배경으로 한 물류대란은 올해 상반기까지 전 세계 해운물류업계의 주요 화두였다. 선사들의 운항 스케줄은 큰 혼선을 빚었고 항만에선 화물을 처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선사의 정시 운항률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장장 18개월 동안 30%대를 이어갔다. 10척 중 3척만 정해진 일정을 지키고 나머지는 모두 연착 또는 휴항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올해 1월엔 사상 최저치인 30.4%를 기록하며 30%대도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중국 항만의 제로코로나 정책도 공급망 혼란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 당국은 상하이시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자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초강수를 뒀다. 3월27일부터 5월31일까지 이어진 봉쇄 조치로 상하이항은 심각한 적체에 시달렸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봉쇄 조치로 상하이항에 대기하는 선박은 300척을 넘어섰고 4월 중순 이후 10일 연속 외항에 대기하는 컨테이너선 숫자가 100척을 넘어섰다.
2월께 11시간에 불과했던 상하이항의 체선 기간은 봉쇄 이후 빠르게 늘어나 4월26일 69.3시간까지 치솟았다. 컨테이너선 1척이 상하이항에 입항하려고 평균 3일 정도를 외항에서 대기하는 고초를 겪은 셈이다.
상하이 봉쇄는 벌크선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쳐 5월23일 운임지수(BDI)가 올해 최고치인 3369를 찍었다.
물류난이 이어지자 선사들은 화주를 지원하고자 임시편 운항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5월 고려해운과 완하이라인이 인천항을 기점으로 중국과 중남미를 잇는 임시 선박을 각각 운항한 데 이어 6월엔 장금상선이 인천항과 베트남 태국을 연결하는 임시편을 편성해 화주들의 선복 갈증을 달랬다.
화주들은 직접 배를 도입해 화물을 실어나르는 방법을 강구하는 데 열을 올렸다. 페덱스는 올해 1월 다목적선 3척을 빌려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화물을 자가수송했다.
또 영국 물류기업(포워더)인 올시즈글로벌로지스틱스는 지난 6월 올시즈쉬핑컴퍼니를 설립하고 해운사업에 진출했고 덴마크 포워더 DSV는 1800TEU급 선박을 용선해 중국과 북유럽을 잇는 직항편을 운항했다.
공급망 혼란의 여파로 미국은 23년만에 해운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해운법을 개정했다. 지난 2월 미국 여야가 초당적으로 발의한 해운법 개정안(OSRA 2022)은 압도적인 지지로 상원과 하원의 문턱을 넘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하원을 통과한 지 불과 사흘 만인 6월16일 법안을 공포했다.
이 법은 선사에게 체화료(디머리지) 체선료(디테션) 등의 초과 보관 할증료를 법률에 근거해서 부과하도록 했다. 부당한 비용 부과가 드러나면 해당 운송사는 벌금을 무는 것뿐 아니라 받은 비용을 환불해야 한다. 운임 부과 문제로 화주와 선사가 소송을 벌이게 되면 입증 책임을 화주가 아닌 선사에게 지웠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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