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들어 국제선 운항이 차츰 확대되면서 항공사들의 공급은 늘어나고 있다. 여객 수요 회복에 따른 밸리카고(하부 화물칸) 확대가 공급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7월 전 세계 항공사가 취급한 화물수송량(CTK·톤킬로미터)은 전년 동기 대비 9.7%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과 견줘 3.5% 하락했다.
7월 항공화물 공급성장률(ACTK)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IATA 측은 “하반기 들어 글로벌 여객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항공사들이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남미 등 신흥 지역에서의 물동량 증가세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화물적재율은 6.9%포인트(p) 후퇴한 47.2%로 집계됐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항공편 결항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기반의 여러 화물 항공사들의 유럽 취항이 중단되면서 화물 용량이 부진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남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다. 세계 최대 점유율인 32.6%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CTK는 전년 동기 대비 9.0% 후퇴했다.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27.2%)을 차지하는 북미의 CTK도 5.7% 하락했다.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화물 시장을 자랑하는 유럽(점유율 22.8%)과 중동(점유율 13.4%)의 CTK는 각각 17.0% 10.9% 감소했다. 유럽은 전 지역 통틀어 3개월 연속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더불어 인력난 문제와 침체된 제조 활동에 따른 물량 부진 등이 가파른 수요 감소세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소수 시장인 중남미(점유율 2.2%)의 CTK는 9.2% 상승한 반면 아프리카(점유율 1.9%)는 3.5% 하락했다. 중남미 지역의 항공사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공급을 확장했으며, 일부는 추가 항공기를 구매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남미 지역의 상반기 공급은 전년 같은 시기보다 21.4% 증가했다.
윌리 월셔 IATA 사무총장은 “올해 항공화물 실적은 초호황기를 누렸던 작년과 달리 차츰 누그러진 모양새지만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수준을 거의 따라잡았다”며 “공급망 제약과 경제 변동성에 따라 4월 이후 항공화물 시장은 다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수요 대비 공급이 확대되고 급등했던 유류비도 안정세를 보이자 항공화물운임은 약세를 띠었다.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지수인 TAC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7월 홍콩-북미노선 항공화물운송 운임은 1킬로그램(kg)당 8.5달러로 집계됐다.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2월(12.7달러)보다 4.2달러 떨어졌다.
국내 오간 항공화물 7%↓…미국·중국 약세 지속
올해 7월 우리나라를 오간 항공화물 실적은 전년보다 7%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7월 국내·국제 출도착 항공화물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7.2% 하락한 28만8030t, 수하물을 제외한 항공화물은 17.9% 후퇴한 23만8152t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제 화물은 26만9023t으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8.3% 줄어든 반면 국내 화물은 1만9007t을 기록하며 12.2% 늘어났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와 미주에선 각각 14만2157t 7만333t의 화물량이 오갔으며 전년 동기 대비 8.4% 15.0% 후퇴했다. 유럽도 4.1% 줄어든 4만5075t을 기록했다. 미국 (-16.1%) 중국(-21.9%) 일본(-7.1%) 홍콩(-23.8%) 등 주요 교역국과의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
반면 대양주는 물량 강세를 띠었다. 우리나라와 대양주을 오간 항공화물량은 각각 3809t으로 약 2배(198.3%) 늘어났다.
국내 항공사가 처리한 화물량은 총 20만3006t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했다. 외국 항공사도 5.3% 줄어든 8만5024t의 화물을 처리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2만7272t 5만7091t을 처리하며 12.0% 12.1% 후퇴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물량 강세를 띠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항공사별로 ▲제주항공 4475t(71.4%) ▲진에어 3736t(69.5%) ▲티웨이항공 3662t(57.5%) ▲에어부산 2536t(78.5%) ▲에어인천 2693t(32.9%) ▲에어서울 803t(75.3%) 순으로 집계됐다.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 신생 LCC 2사는 각각 376t 169t을 신고했다. 에어로케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t 늘어난 193t을 처리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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