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가 비수기를 맞아 운임 약세에 시달리고 있다. 물동량 회복에도 수입항로 운임은 1년 만에 200달러대로 떨어졌다.
물동량은 하반기 들어 플러스 성장으로 출발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9만50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27만5800TEU에서 6.9%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5% 늘어난 10만1600TEU, 수입화물은 9% 늘어난 17만5600TEU를 기록, 모처럼 수출입 화물 모두 활기를 띠었다. 수출화물이 5월 이후 두 달 만에 10만TEU를 회복한 것도 고무적이다. 반면 피더화물(환적화물)은 1% 감소한 1만7800TEU로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7월 성적은 전달(6월)의 26만7400TEU에 비해선 10.3% 늘어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시현했다. 특히 수출은 20% 급성장하며 선사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로써 한중항로 물동량은 1월 이후 반년 만에 전년 대비 증가곡선을 그렸다. 1월 11%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냈다가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뒤 줄곧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상하이시가 봉쇄된 3월과 4월엔 2019년 9월 이후 2년 반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지만 하반기 접어들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주력 수출품목인 합성수지(레진)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대중국 석유화학제품 수출 실적은 42만1500t으로, 지난해 같은 달 57만5800t에 비해 27% 급감했다. 이 가운데 합성수지(레진)는 37만7500t으로, 1년 전 46만4900t에서 19% 뒷걸음질 쳤다.
7개월간 한중항로 물동량 누계는 4% 감소한 190만600TEU였다. 수출화물은 1% 감소한 66만7000TEU, 수입화물은 4% 감소한 112만4100TEU, 피더화물은 18% 감소한 10만9500TEU를 각각 기록했다. 7월의 호조로 6%에 이르던 상반기에 비해 감소 폭이 둔화됐다.
운임은 약세를 띠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항로 운임이 큰 낙폭을 보였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운임은 8월19일 현재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89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이맘때의 358달러에서 70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한중항로 수입 운임이 200달러대로 떨어진 건 2021년 9월10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수입 운임은 지난해 8월 18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가 상승 반전해 한 달 뒤 300달러를 넘어섰고 연말엔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400달러까지 치솟았다. 올해 2월 중순까지 8주 연속 400달러대에서 고공행진을 벌이다 2월 말 30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그로부터 반년 뒤 300달러 선마저 붕괴됐다.
수출운임도 하방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적선사들의 부산-상하이 구간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40~100달러 선을 형성했다. 장금상선은 부산 북항발 운임을 전달의 100달러에서 50달러로 인하한 반면 부산 신항 운임은 전달과 같이 100달러를 유지했다.
한 달 전 100달러를 신고했던 고려해운 남성해운 천경해운 한성라인 흥아라인 등은 이달 24일 현재 변화된 요율을 공표하지 않았다.
3분기 저유황할증료(LSS)는 980위안이 적용되고 있다. 상반기의 높은 유가를 반영해 전분기 대비 두 배 인상됐다.
선사 관계자는 “한중항로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7월에 물동량이 전달에 비해 크게 늘어난 건 이례적”이라면서도 “하지만 북미 등 원양항로의 공급망 혼란이 완화되면서 운임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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