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로 상하이시 봉쇄가 해제됐지만 상하이항 적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선사들은 적체가 완전 해소되는 데 한두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상하이항의 컨테이너선 평균 대기시간은 30시간을 기록했다. 정점을 찍었던 4월 말의 69시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하루 이상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하이항 체선은 2월 하순께 11시간 정도였다가 봉쇄에 들어간 3월 말 32시간을 돌파한 뒤 4월 들어 최고치까지 늘어났다.
선사 관계자는 “상하이항 체선은 7월 중순 이후에나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도 상하이에서 이틀, 인근 닝보에서 사흘 정도 대기하면서 보통 5일 정도는 운항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물동량은 감소세가 잦아든 모습이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9만83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29만9200TEU에서 0.3% 감소했다. 3월 -12%, 4월 -21% 등 2019년 9월 이후 2년 반 만에 두 자릿수를 보였던 감소율은 5월 들어 크게 둔화됐다.
수출화물은 2% 감소한 9만9200TEU, 피더화물은 32% 감소한 1만3800TEU에 그친 반면 수입화물은 4% 늘어난 18만5300TEU를 기록, 1월 이후 4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수출화물 부진은 주력 품목인 합성수지(레진)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대중국 석유화학제품 수출 실적은 45.5만t으로, 지난해 같은 달 54만t에 비해 16% 감소했다. 이 가운데 합성수지는 40.4만t으로, 1년 전 41.6만t에서 3% 뒷걸음질 쳤다. 4월의 -8%에서 감소 폭이 축소된 건 긍정적이다.
지난해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석유화학 물동량은 올해 들어 첫 두 달간 두 자릿수로 반등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코로나 봉쇄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하락세로 전환했다.
수요 약세로 운임도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다. 수입화물 운임은 300달러대를 유지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운임은 6월17일 현재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25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이맘때의 330달러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수입운임은 12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8주 연속 사상 최고치인 400달러대의 고공행진을 벌이다 2월 말 300달러 선으로 떨어진 뒤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운임도 시나브로 하락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적선사들의 부산-상하이 구간 해상운임은 40~150달러 선을 형성했다. 범주해운 40달러, 동영해운 동진상선 태영상선 팬오션 HMM SM상선 50달러, 고려해운 남성해운 장금상선 천경해운 한성라인 흥아라인 100달러 수준이다.
한중항로에선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공정위는 한일항로에만 8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한중항로 취항선사엔 시정명령만 내렸다. 한중해운협정에 의해 관리돼온 항로란 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시정명령 자체가 지금까지의 운임 공동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판단이란 점에 미뤄 선사들의 소송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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