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서안 항만의 컨테이너화물 처리기간(dwell time)이 두 달 연속 6일을 웃돌았다. 물동량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도시 봉쇄 여파로 감소했다.
미국 오클랜드 소재 태평양상선협회(PMSA)에 따르면 지난 4월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두 항구에서 수입 컨테이너가 화물차에 실려 반출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6.09일을 기록했다. 3월에 비해 0.16일 줄었지만 두 달 연속 6일대를 유지했다.
2020년 상반기까지 3일을 넘기지 않았던 두 항만의 화물 처리 기간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늘어나기 시작해 같은 해 12월 처음으로 5일을 돌파했다. 이후 지난해 4월까지 3일대로 하락했다가 하반기에 다시 악화해 4분기에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10월 7.64일로, 사상 최초로 7일을 넘어섰고 11월엔 최고치인 8.35일을 기록했다. 12월에도 7일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10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LA·롱비치항을 연중무휴 24시간 체제로 전환하는 한편 10일 이상 터미널에 머무는 장기 적체 화물에 1000달러를 넘는 벌금을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공급망 혼란은 오히려 심화되는 추세다.
5일 이상 부두에 머문 장기적체화물 비율은 30%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50%로, 최고치에 도달한 뒤 1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올해 들어선 1월 37.9%, 2월 34.3%, 3월 38.7%, 4월 34.3%의 흐름을 보였다. 2020년 상반기까지 한 자릿수였던 장기적체 비율은 같은 해 말 26%까지 치솟았고 지난해 상반기 10%대로 떨어지며 소강상태를 보이다 하반기에 다시 급격히 늘어났다.
철도화물 적체도 악화하는 추세다. 4월 한 달 LA·롱비치 철도터미널의 컨테이너 처리기간은 평균 9.6일을 기록, 9개월 만에 다시 10일에 육박했다.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10일을 넘어섰다가 하락세로 돌아서 4분기엔 3일대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들어 부두 혼잡이 가중되면서 다시 상승하고 있다.
진 세로카 LA항만청장은 “철도화물이 코로나 사태 이전에 비해 6배가량 증가하면서 처리기간도 세 배 이상 지연되고 있다”며 “더 많은 철도시설을 확충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부두에서 철도 화물을 처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물동량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올해 4월까지 두 항만의 수입 적컨테이너 처리량은 총 341만900만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334만4100TEU에 견줘 2% 늘어났다. 이 중 LA항은 0.8% 증가한 180만3100TEU, 롱비치항은 6.2% 증가한 160만7700TEU를 각각 처리했다.
LA항은 1월과 2월 각각 4% 7%의 견실한 성장세를 낸 뒤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3월엔 성장률이 0.1%로 둔화했고 4월엔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 물동량은 45만6700TEU로, 1년 전 49만TEU에서 6% 감소했다. 지난해 실적이 4월 기준 사상 최고치였던 기저효과와 중국의 상하이 봉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지난 5년간 같은 달 평균치인 38만6300TEU에 비해선 18% 늘어났다. 지난해 전까지 LA항의 4월 실적은 37만TEU를 간신히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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