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4월 수출액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효자 품목이 제 역할을 하며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선박과 차부품만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4월 선박 수출액은 10억1900만달러(약 1조3200억원)를 기록, 전년 동월 12억2200만달러 대비 16.6% 감소했다.
올 들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이며, 2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1월 선박 수출액은 10억달러를 밑돈 7억7100만달러로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주액이 감소한 건 선박을 수주하고 건조·인도하는 기간이 최대 2년 정도 걸리는데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가상승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가 기대되는 가운데 최근 수주물량 생산이 본격화되고 있으나, 수주 인도 간 시차로 전체적인 수출이 줄어들면서 15%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
4월 선박수출액이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신조 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는 국내 조선업계에 고무적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대형컨테이선 선가는 1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 선가인 1억4800만달러에서 소폭 상승했으며, 2년 전인 1억200만달러와 비교해 47% 상승했다.
13개 품목 호조에 4월 수출액 ‘역대최대’
4월 우리나라 총 수출액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와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일부 지역 봉쇄 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 확대에도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4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6% 증가한 576억9000만달러(약 74조4500억원)로 역대 4월 최고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수출이 40% 이상 증가하는 높은 기저효과에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4월 호조에 힘입어 누적 수출액은 연간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달성한 2021년 실적을 상회하며 최초로 2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 일평균 수출도 역대 4월 처음으로 24억달러대를 달성했다.
15대 주요 품목 중 선박과 차부품을 제외한 13개가 증가세를 보였다.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견조한 서버용 수요와 중국 등의 모바일 강세, 파운드리 업황 호조로 15.8% 증가한 108억2000만달러를 달성,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다음으로 수출액이 많은 석유화학은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석유화학 수출 단가도 동반 증가하며 6.8% 신장한 49억8000만달러를 냈다. 3위 품목인 석유제품도 주요 시장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68.8% 증가한 4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일반기계는 건설·공작기계 등 수출 증가로 소폭 늘어난 43억1000만달러, 철강은 미·중남미 등의 인프라 투자 등의 영향으로 21.1% 증가한 33억7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고부가 제품 출하 확대로 21.8% 증가한 17억4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 밖에 컴퓨터 가전 무선통신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섬유 자동차 등 7개 품목도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되며 전체 수출액 증가에 힘을 실었다. 반면 자동차 부품은 수요 증가에도 차량용반도체 수급난 등에 따른 해외 완성차사 생산차질과 코로나發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9대 주요 지역 수출은 중국과 중동 CIS(독립국가연합)를 제외한 모든 곳이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은 일반기계, 석유제품, 반도체 등 품목 선전으로 26.4% 증가한 95억5000만달러를 달성, 2개월 연속 90억달러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은 철강, 무선통신기기, 일반기계 등이 증가하면서 7.4% 신장한 55억4000만달러로 역대 4월 중 1위를 달성했다.
또 아세안(동남아시아)은 37.3% 증가한 111억7000만달러, 일본은 6.2% 증가한 26억4000만달러, 인도는 13.9% 증가한 15억4000만달러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중국은 석유제품과 일반기계 수출 둔화로 3.4% 감소한 129억4000만달러에 그쳐 18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중동은 바이오 이차전지 등의 감소로 2.7% 감소한 12억6000만달러, CIS는 자동차와 철강, 차부품이 부진하며 46.5% 급감한 6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농산물·광물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우리나라 수입액은 전년 대비 18.6% 증가한 603억5000만달러(약 77조8800억원)를 기록, 2021년 6월 이후 수출을 상회하며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올해 4월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48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수입액 대비 71억달러 대폭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문승욱 장관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무역적자가 발생한 만큼, 수출입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수출증가세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수출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 도시봉쇄, 일부 국가 수출통제 등이 우리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경제 안보 핵심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과 수급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무역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新성장 품목 발굴, 신흥시장 진출, 디지털·서비스 무역 확대 등 우리의 무역구조를 혁신해 나가도록 지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