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우리나라 선박 수출액이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일시적인 수출 감소로 두 자릿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3월 선박 수출액은 15억달러(약 1조8300억원)를 기록, 전년 동월 23억3900만달러 대비 35.9% 감소했다. 2월 두 자릿수의 수출액 증가세를 보였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하락 전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물동량 증가와 글로벌 친환경 정책 확대 영향으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는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 중이지만, 고부가인 LNG 운반선의 수출이 줄면서 전체 수출액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선박수출액이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신조 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은 국내 조선업계에 긍정적이다. 신조 발주 급증에 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2월 대형컨테이선 선가는 1억4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 선가인 1억4800만달러에서 소폭 상승했으며, 2년 전인 1억200만달러와 비교해 46% 상승했다. 17만4000CBM급 LNG 운반선 역시 2억18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 1억8750만달러 대비 16% 올랐다.
총수출액 17개월 연속 증가세
3월 우리나라 총 수출액은 대통령 선거로 인한 조업일 부족과 지난해 3월 높은 기저 효과에도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3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8.2% 증가한 634억8000만달러(약 77조1000억원)로 우리나라 무역 역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2021년 3월 대비 1년 만에 100억달러 가량 증가한 실적을 일궜다.
또한 코로나 영향으로 수출이 처음 감소한 2020년 3월 대비 2년 만에 빠른 회복을 이어갔다. 1분기(1~3월) 수출액은 1728억달러(약 210조원)로 역대 1분기 중 최대실적을 냈다.
15대 주요 품목 중 자동차와 선박을 제외한 13개가 증가세를 보였다.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사상 첫 130억달러를 넘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석유화학도 최대실적을 경신하며 수출 호조세를 견인했다.
반도체는 모바일 강세와 수요 개선 등의 복합작용으로 38% 증가한 131억2000만달러, 석유화학은 유가 상승과 함께 수출단가가 동반 증가하며 14.8% 증가한 54억2000만달러를 각각 냈다.
일반기계는 미국 등 선진시장의 인프라 투자가 계속되면서 3% 증가한 48억6000만달러, 석유제품은 수출단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90.1% 급증한 5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철강은 철판재 봉형 강관 수출이 고르게 증가하면서 26.8% 신장된 35억2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 산업 구조전환과 폴더블·저전력 OLED 등 고부가 제품 출하 확대로 48.4% 증가한 20억9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 밖에 컴퓨터 섬유 가전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무선통신 차부품 등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우리나라 선박 수출 증가에 힘을 보탰다. 반면 자동차는 차량용반도체를 위시한 부품 수급난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이후 CIS(독립국가연합) 수출이 크게 줄면서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9대 주요 지역 수출은 유럽연합(EU)과 CIS를 제외한 모든 곳이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은 반도체 석유화학 무선통신 등의 품목이 선전하며 16.6% 증가한 156억3000만달러를 달성, 17개월 연속 수출 증가와 역대 월간 수출 1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일반기계와 컴퓨터, 바이오 등의 증가세로 19.9% 증가한 95억6000만달러, 아세안(동남아시아)은 반도체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등의 호조에 44.4% 증가한 120억3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 밖에 일본 인도 중동 중남미 수출액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EU는 철강 등은 증가했으나 자동차와 바이오헬스 등의 감소로 2% 줄어든 62억달러, CIS는 자동차, 일반기계, 차부품 등이 감소하며 37.7% 줄어든 6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우리나라로 들여온 에너지원과 중간재 등이 크게 늘면서 수입액은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3월 수입액은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기존 최고 수입실적인 611억6000만달러를 30억달러 가량 상회하며 636억2000만달러(약 78조3300억원)를 찍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중국 내 코로나 확산 등 우리 무역·공급망 전반에 우호적이라고 볼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무역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신속한 무역금융 제공을 통한 유동성 확충, 물류바우처 대상 확대 등을 포함한 물류지원책, 디지털 무역 지원 강화 등을 통해 우리 수출기업 애로를 적극적으로 해소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100여개 수출기업 대상 바우처 선정 우대, 해외 바이어 연계 등도 함께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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