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는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물류대란으로 운임이 크게 오르면서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렸다. 물동량은 견실한 성장을 보였고, 운임은 4배 가까이 급등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74만1100TEU를 기록, 1년 전 364만2000TEU에 견줘 2.7%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사태 여파로 1%대의 감소세를 보였다가 1년 만에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수출과 수입 모두 2%대의 성장률을 거뒀다. 수출화물은 지난해 186만TEU에서 올해 190만6800TEU로 2.5%, 수입화물은 지난해 178만2100TEU에서 올해 183만4200TEU로 2.9% 각각 성장했다.
올해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까지 5.9%의 성장률을 보였다가 하반기 5개월간 1%대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상반기엔 2월 한 달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 성장률을 냈다. 특히 4월과 5월엔 각각 12% 11%의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다. 하지만 하반기엔 7월과 8월을 제외하고 9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하반기에 코로나19발 보복 소비가 늘어난 게 기저효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수출화물은 상반기에 6.3% 성장했다가 하반기엔 2%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상반기에 5.5% 성장세를 띤 수입화물은 하반기엔 0.1%의 감소율을 기록, 수출화물에 비해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11개월간 실적을 국가별로 보면 도시봉쇄를 강력하게 실시한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 성장을 신고했다.
1위 베트남은 3% 성장한 115만1100TEU, 2위 태국은 2% 성장한 49만5700TEU, 3위 인도네시아는 10% 성장한 47만800TEU, 4위 대만은 2% 성장한 41만9600TEU, 6위 홍콩은 7% 성장한 34만TEU, 7위 필리핀은 10% 성장한 23만1000TEU, 8위 싱가포르는 1% 성장한 21만9400TEU를 각각 기록했다. 필리핀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내며 싱가포르를 제치고 순위 상승을 거뒀다.
반면 말레이시아는 9% 감소한 41만3500TEU에 머무르며, 지난해 3위에서 올해 5위로 하락했다.
운임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월부터 12월10일까지 49주간 상하이발 동남아지역 6개국행 평균운임지수는 4499포인트(p)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39에 비해 3.6배(263%) 급등했다. 2020년 연간 1423에 비해서도 3.1배(216%) 올랐다. 특히 12월10일자 운임지수는 7372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했다.
항만 적체와 선복 부족이 심해지면서 주요 지역별 평균운임은 두 배 이상 인상됐다. 베트남 호찌민행이 584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250달러에 비해 2.3배 급등했다. 태국 램차방행은 245달러에서 670달러로 2.7배 인상됐다.
이 밖에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은 3배 오른 932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은 2.7배 오른 854달러, 싱가포르행은 3.8배 오른 979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36달러였던 필리핀행 평균운임은 올해 453달러까지 치솟았다.
한국발 운임도 크게 올랐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공표운임은 12월 현재 베트남 호찌민항로 550~1000달러, 하이퐁항로 400~800달러, 태국 방콕항로 700~1000달러로 집계됐다. 전달에 비해 300달러가량 상승했다. 특히 장금상선은 부산신항을 거점으로 한 호찌민·방콕항로 운임을 사상 최고치인 1000달러로 설정해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발 물류적체와 물동량 증가로 선복난이 심각해지자 국적선사들은 앞 다퉈 임시편 취항에 나섰다. 장금상선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5편, 고려해운은 11편의 임시 선박을 각각 운항했다. 남성해운도 베트남 호찌민에 임시선박을 투입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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