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 들어 고점을 찍었던 중남미항로 운임이 8개월 만에 소폭 하락했다.
최근 중국의 전력난으로 제조업 생산성이 저하된데다, 프랑스 CMA CGM 독일 하파크로이드 등 일부 선사들의 운임 동결 움직임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내년 2월까지 컨테이너 현물(스폿) 운임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선 코로난19 사태로 빚어진 운임 초강세가 점차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고운임 안정화 단계를 밟고 있는 거란 주장도 제기됐다. 다만 주요 선사 대부분은 항만 적체 등 여러 대외 변수에 따른 일시적인 운임 하락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선사 관계자는 “현재 중국 당국에서도 주요 항로별 운임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올해 말까진 운임이 소폭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11월 셋째주(11월19일)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만135달러로 전주 대비 4달러 떨어졌다. 이달 평균 운임은 1만134달러로 전월보다 65달러 감소했다.
한국발 운임도 하락곡선을 그렸다. 해양수산부에 공표된 한국발 산투스행 운임은 TEU당 8500~9200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계속된 선복난으로 급행료가 부과되고 있어, 이를 포함한 시장 운임은 지난달과 큰 차이 없이 선사에 따라 1만~1만2000달러 선을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동량은 강세가 이어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남미항로 10월 물동량(적재)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6만2360TEU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재작년 같은 시기보다 19.0% 올랐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11만5521TEU 4만4960TEU로 전년 동기 대비 0.9% 1.8% 상승했다.
이 중 멕시코와 칠레는 물동량 강세를 이어갔다. 특히 칠레는 중남미 지역 상위 5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중남미 최다 물동량을 처리하는 멕시코는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16.0% 증가한 5만3776TEU를 기록했다. 칠레는 38.2% 상승한 4만678TEU로 집계됐다.
반면 브라질 페루 콜룸비아 등 상위 3개국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들은 각각 브라질 1만9841TEU(-8.8%) 페루 1만1536TEU(-19.3%) 콜룸비아 1만1536TEU(-19.3%)를 처리했다.
한편 내년부터 중남미 지역의 이상 기후와 세계적 물류대란이 맞물려 ‘원두대란’이 발생한다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콜룸비아 등 커피 주요 산지에서 가뭄 서리 등 이상 기후에 아라비카종 흉작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 2위 생산국인 베트남도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른 봉쇄조치로 커피 산업과 관련된 물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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