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선박 수출액이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9월 선박 수출액은 약 10억3600만달러(약 1조2300억원)를 기록, 전년 동월 17억3900만달러 대비 40.5% 감소했다. 4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세로 전환했으며, 올 들어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올해 선박 수출액이 감소세를 보인 건 5월(-15.0%)과 9월뿐이다. 추석연휴 주간 전체 휴무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 등으로 자동차, 차부품과 더불어 선박 수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큰 감소세를 보였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현재 실적에 반영되는 선박 수출액은 2~3년 전 조선사들이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현재 업황 흐름과는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물동량 증가와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살아나고 있으나, 수주-인도 간 시차로 수출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추석 연휴로 9월 통관이 일시적으로 줄면서 선박 수출액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9월 총수출액 558억弗…65년 무역 역사상 최고치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2일이 줄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달 무역통계가 작성된 1956년 이후 65년 만에 가장 많은 월간 수출액을 기록했다.
9월 총 수출액은 전년 대비 16.7% 증가한 558억3000만달러(약 66조2600억원), 무역수지는 42억달러(약 5조원)로 1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액은 조업일 단축에도 11개월 연속 늘었으며,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는 2017년 9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9월 일평균 수출액도 27억달러(약 3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기록을 썼다. 선박을 제외한 14개 품목 모두 일평균 수출액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15개 중 8개 품목이 증가세를 보이며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신장에 힘을 보탰다.
우리나라 수출액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모바일 수요 증가와 메모리 반도체 고정거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8.2% 증가한 121억8000만달러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은 비대면 생활을 위한 수요가 지속되고 건설 자동차 등 전방산업 경기가 회복하면서 51.9% 신장한 47억9000만달러를 기록,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석유제품은 국제유가가 70달러대에 진입하며 78.7% 증가한 34억6000만달러, 철강은 자동차 건설 기계 등 전방산업 수요가 좋은 흐름을 보이며 41.8% 증가한 34억1000만달러, 컴퓨터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49.4% 증가한 18억6000만달러를 각각 달성했다.
이 밖에 일반기계는 7.9% 증가한 44억8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17.3% 증가한 21억7000만달러, 무선통신은 19.9% 증가한 14억2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우리나라 수출액 신장에 기여했다.
9개 주요지역 수출 일제히 증가
국가별로 보면,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동남아시아) 등 9개 주요 지역의 우리 수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금액이 가장 많은 대(對) 중국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무선통신 등이 선전하면서 전년 대비 17.3% 늘어난 143억달러를 달성했다.
두 번째로 높은 對 아세안(동남아시아)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반도체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등의 실적개선에 힘입어 16.8% 신장한 96억1000만달러를 냈다. 對 미국은 일반기계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호조로 14.5% 증가한 80억1000만달러, EU는 자동차 철강 선박 등이 신장하면서 15.6% 증가한 54억2000만달러를 일궜다.
중동은 3.6% 증가한 12억8000만달러, 인도는 1.2% 증가한 14억9000만달러, 중남미는 26.6% 증가한 20억4000만달러, CIS(독립국가연합)는 37.3% 증가한 13억9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 밖에 일본은 17.2% 신장한 25억3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석유제품 철강 무선통신 등의 수출 증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수입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우리나라의 수출입 모두 순조로운 하반기를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9월 수입액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516억2000만달러(약 61조2900억원)를 달성했다.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원유 철광 등 1차산품과 이를 가공한 중간재 수입의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최근의 좋은 성적은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의 역할이 있었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노력도 큰 몫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물류 애로, 부품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상승 등의 위협요인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좋은 수출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수출 기업들을 위한 모든 지원 대책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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