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해운시장 훈풍으로 지난해 국적 근해 컨테이너선사들이 1조원을 훌쩍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국적 컨테이너선사 14곳이 모두 흑자 성적을 내는 기염을 토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국적 컨테이너선사 14곳의 전체 매출액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 12조3079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의 11조1992억원에서 10%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2766억원에서 지난해 1조435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10년 만에 흑자 성적을 거둔 HMM의 선전이 1조원 돌파의 원동력이 됐다. 14개 선사 중 12곳이 영업이익 플러스성장을 신고했다. 그 결과 2019년 마이너스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2%까지 치솟았다. 원양선사와 동영해운 한성라인이 두 자릿수 이익률을 달성했다.
HMM은 지난해 매출액 6조2239억원, 영업이익 9559억원, 순이익 588억원을 각각 일궜다. 매출액은 17%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15%에 이른다. HMM은 물동량은 2019년 428만TEU에서 지난해 389만TEU로 9% 감소한 반면 평균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당 779달러에서 1007달러로 1년 새 29% 인상됐다고 호성적의 배경을 설명했다.
고려해운은 매출액 1조8852억원, 영업이익 1603억원, 순이익 1543억원을 각각 거뒀다. 매출액은 3%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배 4배 늘어났다. 중동과 인도 동남아항로의 운임 상승이 수익성 개선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유가 약세도 힘을 보탰다. 영업이익률은 2019년 2%에서 9%로 대폭 확대됐다. 고려해운은 1985년 이후 36년 연속 흑자 행보를 이어갔다.
장금상선은 매출액 1조2091억원, 영업이익 807억원, 순이익 5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4%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2배 성장했다. 2019년 흥아라인 인수 등의 영향으로 손실을 냈던 순이익은 흑자를 회복했다. 장금상선 계열사로 편입된 뒤 첫해 농사를 지은 흥아라인은 지난해 매출액 6349억원, 영업이익 333억원, 순이익 430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두 자릿수(11%)로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SM상선은 지난해 해운부문에서 영업이익 1206억원, 순이익 956억원을 일궜다. 1년 전 -355억원 -533억원에서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8% 늘어난 8479억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14%에 이른다. 이로써 SM상선은 2016년 말 창립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이익을 달성했다.
남성해운은 외형 후퇴에도 큰 폭의 이익 성장을 신고했다. 매출액은 2% 감소한 4026억원, 영업이익은 17% 증가한 115억원, 순이익은 4배 증가한 174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이 회사는 2018년 영업이익 흑자를 회복한 뒤 매년 이익 폭을 확대하고 있다.
동영·범주 외형순위 자리바꿈
2019년 흑자 재정에 복귀한 천경해운은 저유가와 동남아항로 운임 급등에 힘입어 수익 폭을 크게 개선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4% 성장한 2628억원, 영업이익은 2배 성장한 55억원, 순이익은 66% 늘어난 11억원으로 집계됐다. 팬오션 컨테이너선 부문은 매출액 1940억원, 영업이익 182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두 자릿수(15%)로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배 급성장했다. 2019년 5%였던 영업이익률은 9%로 뛰어올랐다.
동진상선은 지난해 매출액 1560억원, 영업이익 77억원, 순이익 64억원을 거뒀다. 외형은 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6% 137% 급증했다. 동영해운은 매출액 1466억원, 영업이익 144억원, 순이익 142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은 3%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배 이상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5%에서 10%로 상승했다.
범주해운은 매출액 1353억원, 영업이익 24억원, 순이익 267억원을 신고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2억원에서 흑자 전환했고 순이익은 5.4배 급증했다. 서울 역삼동 사옥 매각 대금이 반영된 게 순익 급성장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매출액은 8% 감소하며 외형 순위에서 동영해운에 역전을 허용했다.
태영상선은 매출액 1006억원, 영업이익 20억원, 순이익 31억원을 각각 냈다. 매출액은 7%,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7% 49% 후진했다. 매출액이 2년 연속 하락세를 띠며 1000억원 고지를 위협받게 됐다.
한성라인은 지난해 매출액 736억원, 영업이익 213억원, 당기순이익 178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7% 성장한 반면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1% 11% 뒷걸음질 쳤다.영업이익률은 29%로 국적 컨테이너선사 가운데 최고수준을 유지했다. 두우해운은 매출액 349억원, 영업이익 6억원, 순이익 2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인 반면 순이익은 58% 급증했다. 채무면제이익이 순익 성장의 배경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