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250달러를 넘어선 한일항로 운임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이 아닌 국내 지방항에서 출발하는 화물의 경우 300달러를 넘는 요율도 포착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4월 중순 이후 부산발 일본 게이힌(도쿄·나고야·요코하마) 한신(오사카·고베)행 공표운임은 원양선사를 제외하고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60~275달러 선을 형성하고 있다. 2월만 하더라도 150달러에서 머물 던 한일항로 운임은 지난달 선사들이 운임회복을 실시한 뒤 250달러를 뛰어넘었다.
고려해운과 남성해운 장금상선 흥아라인은 275달러, 동영해운 동진상선 범주해운 천경해운 팬오션은 260달러를 신고했다. 지난달 260달러를 공표했던 남성해운은 이달 들어 운임을 15달러 추가 인상했다. ±10%의 오차를 허용하는 공표운임 특성상 실제 시장에 적용되는 운임은 250달러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 연초 200달러 안팎이었던 울산·평택·인천 기점의 일본 주요항로 수출운임은 100달러가량 인상되며 310~325달러 선을 형성하고 있다. 수입운임은 100달러선 정도다.
이 항로 수출화물 운임이 250달러를 넘어선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수출운임은 선적상한제도(실링제)가 도입된 첫해(2008년) 350달러까지 급등했다가 서서히 하강해 2015년께 200달러대로 하락했고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가 도화선이 된 한일 무역분쟁 이후 15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양항로를 중심으로 전 항로 운임이 급격한 상승세를 띠었지만 한일항로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며 “최근 컨테이너 장비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100달러 안팎의 운임 인상을 시도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수요는 지난해의 감소세를 털고 소폭이지만 나아지는 모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3월 한일항로 물동량은 2.3%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은 1.7%, 수입은 3.1% 늘어났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가 집계한 첫 두 달 물동량은 1% 늘어난 28만3600TEU였다.
올해 2기(3~4월) 실링 달성률은 10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선사들은 최근 수요가 부진하다는 점을 들어 전통적인 한일항로 성수기인 3~4월 실링을 80%로 강화하고 운임 ‘다잡기’에 나섰다. 지난해 이 기간 실링은 98%였다. 실링을 강화한 데다 4월29일부터 5월9일까지 이어지는 골든위크를 앞두고 현저하진 않지만 ‘밀어내기 수요’가 나타나면서 선사들의 집화영업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선사들은 5~6월 실링도 80%를 유지했다.
한편 장금상선과 계열사인 흥아라인은 최근 용선료가 크게 오르자 우리나라와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을 연결하는 노선을 합리화해 운항선박을 줄였다. 도호쿠·홋카이도서비스3(THS3)의 기항 항만을 대폭 줄이면서 이 항로를 운항하던 용선 숫자를 3척에서 2척으로 줄이고 1척을 반선했다. 도쿠시마 가시마 하치노헤 도마코마이가 노선 일정에서 제외됐다. 대신 지난 2월 개설한 한중일 펜듈럼노선 상하이-도호쿠서비스(STS)에서 하치노헤 가시마를 들른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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