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콘솔시장이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를 포함해 전 항로의 해상운임이 강세를 보이면서 연달아 콘솔사들의 운임도 대폭 인상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편으로 해상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막대한 운송비용을 선결제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가진 대형업체로 물동량이 쏠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높은 운임 수준에도 콘솔사들은 코로나 이전과 다르게 화주들에게 제값을 청구하는 데 성공하며 이익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선복난이 가중되면서 웃돈을 제시해도 화물을 못 싣는 경우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콘솔업계에서는 수익률이 10% 미만이라는 이유로 화물 유치를 거부한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해 콘솔업계 성적표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띠었지만 4분기만 놓고 보면 어려움이 컸다고 콘솔사들은 전했다. 전례 없이 치솟은 운임을 시장에 반영하는 게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특히 운임 상승폭이 일일단위로 커져 상당히 고전했다고 입을 모았다.
콘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운임 변동폭도 크지 않고 강세가 이어지다가 4분기부터 정신없이 오르기 시작했다”며 “어제 인상된 운임을 오늘 화주에게 청구하려고 보면 선사 운임이 또 100~200달러 상승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선사·콘솔사의 운임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해운물류 전문가들은 선복난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최근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컨테이너 장비 부족, 항만 적체 등 물류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집트 수에즈운하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이 좌초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물류 차질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발발 이후 국적선사들이 기본운임인상(GRI)에 나서면서 북미 지역부터 시작해 베트남 태국 등 근해항로까지 모두 운임이 급등했다.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의 2분기 운임은 불과 몇 달 사이 약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의 경우 1CBM(㎥)당 1달러를 밑돌던 운임이 약 25달러까지 상승했다. 북미 유럽 중남미 등 원양항로 운임은 전년과 비교해 대체로 약 4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임 고공행진에 출혈경쟁 힘잃어
코로나 이후 콘솔업을 포함한 포워딩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소 콘솔사는 자본금이 적다 보니, 가파르게 인상된 운임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물량 유치에 필요한 보증금이 비싸 필요 이상의 물량을 처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정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량의 화물을 소화할 수 있는 대형 콘솔사에게 화물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콘솔사 관계자는 “지난해 선사 자체 선복도 없고 운임이 비싸다 보니 만재화물(FCL)이 소형화물(LCL)쪽으로 많이 몰리게 됐다”며 “과거 CBM당 100달러였던 운임이 500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한동안 콘솔업계를 뒤흔들어 놓았던 과당 경쟁도 예전보다 훨씬 완화됐다. 코로나 여파로 평균 운임이 상당히 높아지다 보니, 무조건적으로 운임을 낮추기엔 기업의 리스크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 신규·중소 콘솔사들이 물량을 늘리기 위해 운임을 과도하게 낮춰 출혈 경쟁을 부추키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현재는 운임을 적정 수준 유지하거나 시세보다 소폭 낮추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콘솔사 관계자는 “각 콘솔사들이 내부적으로 적정 수준의 물량을 유치하고 있어 예전처럼 경쟁이 심하진 않다”며 “최근 콘솔시장이 안정화돼 가는 추세인 만큼 신규 콘솔사들의 진입 장벽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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